8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아파트에서 실수로 불을 내 4세, 2세 아들과 15개월 딸 등 세 자녀를 숨지게 한 혐의(중과실 치사·중실화)로 구속한 엄마 정모씨(23)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11층 자신의 집에서 담뱃불을 이불에 비벼 끄다가 불을 내 세 자녀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화재 발생 직후 홀로 베란다로 대피한 정씨는 무사히 구조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초기에는 '라면을 끓이려고 주방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잠이 들었다'고 했다가 이후 '담뱃불을 제대로 끄지 않았다'고 정정하는 등 정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한 점을 들어 그의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했다.
국과수 합동 화재감식 결과 인화성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고, 작은방 출입문 내측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나 출입문 외측 발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구두 소견이 나왔다.
숨진 세 남매의 부검에서도 '연기질식 등 화재로 인해 사망했다'는 소견과 함께 외부 물리적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 평소 남매를 학대한 사실도 없었다.
경찰은 "담뱃불을 이불에 끄려다 불이 난 것 같다"는 정씨의 자백과 현장감식·부검 등을 통해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실화로 결론지었다.
현재 정씨는 변호사의 무료 변론 제안을 거부하고 "죗값을 치르겠다"고 반성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해당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국과수의 부검·현장 감시 결과를 추가로 전달받아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