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오는 9일 발표한다. 증권업계에선 환율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16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반도체 호황으로 부품(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에서 막대한 돈을 벌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16조 예상...SK하이닉스도 4조원대 달성
환율 하락과 특별상여금 지급 등으로 당초 예상치보다 줄었으나 실적 경신 행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대 70조원과 1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하지만 특별 보너스 지급 등의 변수로 인해 조정이 이뤄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원과 1조원 안팎 줄어들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연간 매출 240조원과 영업이익 50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연간 50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3조6000억원, 38조5300억원였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부품(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약 7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임직원에게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지만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은 3조원대, 디스플레이 부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율 개선에 따라 1조8000억원, 소비자가전(CE)부문은 5000억대 영업이익을 각각 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도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가입한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한국전력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하이닉스의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조819억원, 9조2555억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에 4조원이 넘는 영억이익을 기록,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새해 반도체 호황 다소 주춤...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실적 행진은 이어질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 행진은 새해에는 다소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은 지난해 전 세계 D램 시장의 규모가 722억달러(약 77조1000억원)로 2016년(415억달러)보다 74.0% 성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IHS는 올해 D램 시장 규모를 844억달러(약 90조1000억원)로 예측했다. 다만 성장폭은 16.9%로 지난해와 비교해 4분의 1이 안 되는 수준이다.
특히 기업용 서버 등의 꾸준한 수요로 인해 출하량은 늘지만 평균판매단가(ASP)는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생산라인을 늘리고 있어 공급과잉 현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낸드플래시 역시 적절한 수요 공급이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는 2016년 368억달러(약 39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46.2% 증가한 538억달러(약 57조4000억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IHS마킷은 올해 낸드플래시 규모는 지난해보다 10.0% 확대된 592억 달러(63조20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새해 미국과 중국 등 반도체 업체들의 견제가 심화되고 공급량도 늘어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의 성장세가 다소 꺾일 것”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초격차 전략’으로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는 만큼 쉽게 추격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