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매직은 불황도 없네

2017-10-31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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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브랜드 의존 탈피…스튜디오톰보이 ‘효자 브랜드’로 키워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패션업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부상했다. 가뜩이나 불황인 패션업계에서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3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정유경 사장이 패션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전반적인 업계 불황 속에서도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는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브랜드에 의존한다는 인식이 컸다. 보유 중인 해외 브랜드만 40여개에 달하는 데다 끌로에와 지방시, 셀린느, 돌체앤가바나 같은 네임 파워 브랜드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사장은 해외 브랜드를 전개하는 와중에 자체 브랜드 확보에도 주력하며 그같은 우려를 떨쳤다. 

대표적인 성공 브랜드가 '스튜디오톰보이'다. 톰보이는 1977년 론칭한 여성 캐주얼 브랜드로 2011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한 이후 '스튜디오톰보이'로 탈바꿈,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정 사장은 각각 1997년과 2002년에 인수한 '보브'와 '지컷'도 목표 매출을 두자릿수로 상회하면서 효자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남성복 시장에서의 성과도 눈에 띈다. 최근 몇년 사이 남성복 시장은 LF와 삼성물산 패션부문, 코오롱FnC 등 유수 브랜드가 구조조정을 이어오는 대표적인 불황 사업군임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남성복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틈새 입지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만 해도 1986년 탄생한 1세대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를 재정비, 젊은 남성층을 공략했다. 전국 3개 매장에 불과했던 코모도는 올해까지 20여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지난 5월 신세계 강남점에서는 그달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남성복 매장 중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최초로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의 시장 반응도 괜찮다. 코모도와 맨온더분은 불황기에도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남성복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판매 부문도 개선했다. 오픈 1주년을 맞이한 온라인몰 S.I.빌리지닷컴은 소비자 편의에 맞게 웹사이트를 전면 개편했다. 오픈 초기인 작년 9월과 비교해 지난 8월 기준 매출액은 500% 급증했으며 일 평균 방문자수는 259% 증가했다. S.I.빌리지닷컴은 ‘2017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온라인 커머스의 비주얼 가이드로써 인정받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2013년 8000억원대에 머물렀던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은 2015년 1조원을 넘기며 당당히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에도 1조2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정 사장의 패션사업에 대한 영토확장 의지는 백화점과 면세점 영역으로도 뻗어가고 있다. 

백화점 부문의 경우, 자체 란제리 브랜드 '언컷'과 캐시미어 브랜드 '델라라나'를 선보였다. 백화점으로는 패션뿐 아니라 그와 연계가 깊은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와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도 론칭하며 사업 구도를 확대 중이다. 

특히 화장품 분야로는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한 이후 지난해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며 제조기반까지 갖추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돌입했다. 

면세점의 경우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신규 면세점으로는 처음 루이비통 유치에 성공하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강남과 인천공항점 개장을 앞두고는 샤넬과 에르메스 등과도 입점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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