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해당 기관의 통보에 의하면 지난 21일 새벽 남측 어선 '391흥진호'가 조선동해의 우리측 수역에 불법 침입하였다가 단속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조사결과 남측어선과 선원들이 물고기잡이를 위해 우리측 수역을 의도적으로 침범하였다는 것이 판명됐다"며 "그러나 우리 측은 남측선원들 모두가 불법 침입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거듭 사죄했으며 관대히 용서해줄 것을 요청한 점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들을 배와 함께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후 6시(한국시간 6시30분) 동해군사경계선의 지정 수역에서 '391호 흥진'호와 선원들을 남측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391흥진'호는 지난 16일 낮 12시48분쯤 울릉도 저동항을 출발해 이후 연락이 끊겼고 21일 오후 10시39분부터 '위치보고 미이행 선박'으로 해경 등이 수색을 해 왔다.
정부는 이날 북측이 어선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히기 전까지 월선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월선을 한 것인지 다른 곳으로 간 것인지 위치가 파악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이같이 '조선통신사 보도' 형식을 통해 송환 계획을 알린 것은 남북간 연락채널이 단절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나포 엿새 만에 남측으로 돌려보내겠다고 한 것과 관련 비교적 신속하게 송환 절차가 이뤄지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의 남측 어선 나포 기간은 대체로 남북관계를 반영해 왔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는 나포했다가도 금방 돌려보냈지만, 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송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우리가 남측으로 표류한 북한 어선을 돌려보내는 경우는 한 해에도 몇 차례씩 있을 만큼 드물지 않지만, 북으로 들어간 우리 어선의 송환은 이번이 7년 만이다.
가장 최근이 2010년 8월 8일 한국인 4명과 중국인 3명을 태운 어선 '55대승호'가 동해 상 조업 중 엔진고장으로 북한 해역으로 표류해 들어가 나포됐다 9월 7일 송환된 경우로, 귀환까지 만 30일이 걸렸다.
또 2009년에도 오징어 채낚이어선 '800연안호'가 7월 30일 GPS(위성항법장치) 고장으로 북한으로 넘어갔다가 나포 30일 만인 8월 29일 귀환했다.
두 사례 모두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시작한 이명박 정부 시절에 벌어진 일이다.
반면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간단한 조사를 받은 뒤 금방 풀려났다. 2005년 8월 14일 성진호, 8월 28일 광영호를 포함한 3척은 모두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다 나포됐지만, 당일 송환됐다.
2007년 1월 15일에는 모래운반선 503 현성호가 서해 북한 해역에서 북측 어선과 충돌했지만, 북측 조사를 받고 하루 만에 귀환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송환까지 한 달이 걸린 최근 두 사례에 비하면 상당히 신속하게 귀환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우리측 어선 송환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송환을 진행하는 것은 여러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날 북한의 송환 발표는 미국 재무부가 26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유린과 관련해 정영수 노동상 등 개인 7명과 기관 3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한 것과도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이번 송환이 최근 북한의 도발 자제 분위기와 맞물려 일촉즉발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가 다소 완화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