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론에서 후퇴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양당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책연대부터 시작해 관계 발전을 꾀한다는게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서로 다른 두 당이 정책연대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양당의 정책연대 실험이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과 바른정당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공론화 활동 평가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 수립의 과제’라는 주제로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또 국민의당 의원 17명과 바른정당 의원 9명으로 구성된 ‘국민통합포럼’은 지난달 20일 출범한 이래 네 차례의 공동 세미나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지난 25일에는 ‘소득 및 혁신 주도 성장 vs 금융 주도 성장’에 대해 토론했다.
이처럼 양당은 정치 분야와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연대를 진행 중이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도 정책연대라는 미명 하에 이합집산을 위한 연대가 많았고, 진정한 의미에서 정책연대는 진행된 적이 없다”면서 “국회 정책연대의 경우 법안 투표시 표결 여부가 중요하지만 같은 당내에서도 분란이 생기는데 다른 집에 살면서 연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제3당 효과’가 발휘될 때 정책연대가 성공한다고 조언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의 정당구조에서는 제3정당이 캐스팅보트로서 존재감이 극대화될 때 정책연대가 효과가 있는 것”이라면서 “제3정당이 1당과 2당 중 어느 정당과 짝을 짓느냐에 따라 정책 통과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이미 바른정당과 손을 잡아, 제3당 효과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25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정책 사안별로 바른정당과 보조를 맞출 수 있지만 그러한 상황이라면 우리가 특정 정당한테 우리는 바른정당과 한다고 먼저 말하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몸값을 높이고 우리 정책을 관철시킬 수 있는 쪽으로 손을 들어서 같이 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