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계부 A(60)씨가 목맴사한 가운데, 사건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에 대한 심리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5년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 사회자 한수진과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알고 지내던 여성을 살해한 후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가 공개수배된 지 10개월 만에 음독자살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자살 동기에 대한 질문에 표창원 소장은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불안심리, 피로감, 절망감이 자살 동기라고 할 수 있다. 불안이라는 정서는 사람을 무척 힘들게 한다. '큰일 날 것 같다'는 미확인 상황에 대한 불안심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 상태가 오래되면 심리적 피로감이 쌓여 '다 끝내고 싶다' '힘들다'라는 심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결심을 한순간 사후에 대한 불안감과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비난을 퍼부을 것도 걱정이 된다. 마치 고해성사를 보는 심경으로 뉘우치고 싶다는 죄책감이 드러나게 돼 다른 사람에게 보이게끔 유서를 쓰게 된다"고 덧붙였다.
25일 오후 1시 27분쯤 A씨가 강원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에 있는 자신의 집 앞 비닐하우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상의 안주머니에서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형사분들에게 부탁하는데, 누명을 벗겨달라. 지금까지 도와주신 분들에게 죄송하고 형님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009년 3월부터 올해 9월 초까지 이영학의 아내 최모(32)씨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최씨는 지난달 1일 영월경찰서에 'A씨가 총기로 위협하면서 성폭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추가 피해 사실을 신고한 다음 날인 지난달 6일 집에서 떨어져 숨졌다.
그동안 A씨는 '최씨를 성폭행하지 않았다'며 부인해왔다가 DNA 증거가 나오자 '성관계는 일부 인정하나 총기 위협 등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받은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조사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