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 소송전' 론스타, 완승

국내에서 '먹튀' 논란을 빚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국세청과의 1700억원대 법인세를 둘러싼 소송에서 최종 승리했다. 앞서 소득세 과세 실패 이후 끌어온 법인세 과세도 끝내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역삼세무서(국세청)가 론스타펀드를 상대로 상고한 외환은행 주식 1차 매각(지분 13.6%) 법인세 사건의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론스타펀드 상위투자자들의 고정사업장이나 간주고정사업장 등 법인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원심을 유지한 것이다.

대법원은 "론스타펀드의 상위투자자들(외국법인)의 고정사업장 및 종속대리인을 통한 간주고정사업장의 인정 요건에 관한 확립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본건의 경우 국내에 해당 사업장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구 법인세법 제94조 제3항을 적용한 것이다. 이는 외국법인이 종속대리인을 통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리인이 국내에서 상시로 외국법인 명의의 계약체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권한은 예비, 보조적인 것을 넘어 사업 활동에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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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법원은 "외국법인이 권한을 반복적으로 행사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사업장 소재지에 국내 고정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봤다.

이로써 론스타가 국내 시장을 떠난 후 벌어진 국세청과의 세금 관련 소송은 일단락됐다. 판결은 대체로 론스타에 유리했다.

론스타는 버뮤다와 벨기에 등에 각각 설립한 지주회사(LKH, KH, LSH)를 통해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외환은행과 극동건설, 스타타워의 주식을 인수 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배당이익과 매각차익을 챙겼고, 국세청은 2007년 8월부터 세무조사를 벌여 소득세와 법인세 총 8000억여원을 부과했다.

대법원은 이 중 스타타워 매각과 관련한 1017억원의 양도소득세 부과에 대해 2012년 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은 '법인세 부과대상에 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국세청이 론스타에 총 1040억원의 법인세 부과 처분을 내리게 된 계기다. 론스타는 마찬가지로 취소 소송을 걸었지만 가산세를 제외하곤 모두 납부하게 됐다.

그러나 남대문세무서와 붙었던 '경정 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는 론스타가 이미 냈던 양도세인 3876억원의 일부인 1772억원을 돌려받았다. 이는 론스타의 벨기에 자회사인 ‘LSF-KEB홀딩스SCA’(SCA)가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00억여원에 사들여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3조9156억원, 지분 51%)해 벌어들인 차익의 양도세와 관련한 소송이었다. 당시 대법원은 SCA가 벨기에에 세워진 법인인 만큼, 한국과 벨기에 간의 이중과세 회피 및 탈세방지 조약에 따라 이번 외환은행 주식 1차 매각 건에서처럼 국세청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