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朴 출당' 논의 본격화… 친박-비박 충돌 예고

자유한국당이 드디어 당 혁신의 최대 쟁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도마에 올리기로 했다. 혁신위원회 차원의 인적청산 논의가 본격화하면, 수면 아래 잠재해 있던 계파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적 혁신 문제는 원래 우리가 생각한 스케줄보다 홍준표 대표가 먼저 시작을 해서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이날 열리는 혁신위 전체회의에서부터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여부를 비롯한 당내 인적청산 문제가 의제로 다뤄지게 됐다. 24일부터 1박2일간 진행되는 당 의원·원외위원장 연찬회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각 지역을 돌며 '토크 콘서트'를 진행중인 홍 대표는 한국당의 텃밭, 심장부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열린 첫 토크 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거론하며 뇌관에 불을 붙였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쉬쉬하고 회피할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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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땅에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더 이상 미련을 갖고 실패한 구 체제를 안고 갈 수가 없다"며 박근혜 정권과의 단절,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류 위원장이 이날 밝힌 인적혁신 논의의 대상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에 대한 성공 여부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역할 ▲탄핵을 주도한 인사 등이다. 박 전 대통령 개인은 물론 친박계 인사들 외에도, 탄핵을 외치며 탈당했다가 다시 복당한 인사 등으로 그룹을 나누어 판단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도 함께 공론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의 인적 청산 문제는 이번 혁신위 활동의 최대 과제이자 난제다. 혁신위 활동 자체에 대한 내부 불만이 있는 상황에서, 인적 청산을 진행할 경우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반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당 친박계로 분류되는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나 "지금껏 당의 역대 혁신위 활동이 항상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권력자의 힘에 의해 움직여졌기 때문"이라며, "진정으로 당을 혁신하려면 이해당사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대화를 하며 고민해 가야 하는데 지금처럼 소속 의원들과 대화 한마디 않는 혁신위의 개혁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혁신위가 당 뿐만 아니라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자기들끼리 문 잠그고 개혁을 얘기해 봐야 불만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