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란 길벗출판사 부장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에서 ‘아시아의 시대 그리고 다시, 창조와 상상의 시대’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1회 아시아문화콘텐츠 포럼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포럼은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ACCI·Asia Cultural Creativity Institute)와 한국연구재단 공동주최,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만연구센터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최 부장은 “도서관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한 양적 지원으로는 문화의 미래를 만들기 힘들다”면서 “시스템과 인프라를 만드는 장기적인 문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공공대출권이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도서관 소장 도서나 시청각 자료를 공중에게 대출하는 경우 이용된 분량만큼 저작자가 판매의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므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공공대출권 도입 전이고, 일본은 논의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는 1000여개에 불과하고, 국민 1인당 장서량은 미국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은 “공공대출권은 공공도서관의 수를 늘리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저작권 보호 측면에서 접근해 건전한 문화의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작권법이 강화되면서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면서 “저작권 보호 취지와 달리 편향된 저작권이 창작자들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부추겨 오히려 창작 의지를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베스트셀러작가들은 저작권 보호로 넘칠 정도의 보상을 받고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저작권 보호에서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초기 비용이 들지만, 도서관 대출 횟수에 따라 저자와 출판사는 보상금의 액수도 늘어난다”면서 “저작자는 좋은 책을 집필하고, 출판사는 양질의 책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어 결국 출판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부장은 “대여행위에서 일어나는 불공정의 피해로부터 저작 관련자를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공공대출권 제도 이론”이라면서 “공공대출권의 실행 목적은 도서관의 활동을 제약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작자의 정당한 경제적, 사회적 보장(복지) 시스템임을 다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