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利' 선호에 비우량 회사채도 볕든다

2017-07-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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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 회사채 발행에 모처럼 볕이 들고 있다. 다소 안정성이 떨어져도 이자를 더 주는 회사채를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신용등급 BBB0)이 22일 실시한 1년 6개월짜리 회사채 300억원어치에 대한 수요예측에 희망금리 범위 내로 총 480억원이 몰렸다. 덕분에 아시아나항공은 180억원을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한진(BBB+)도 아시아나항공보다 하루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만기 1년 반짜리 700억원어치 모집에 1030억원이 들어왔다. 반면 한진은 2015년 이후 실시한 다섯 차례 수요예측에서 모두 미달을 기록했었다.

신용경색이 차츰 풀리면서 안전성보다 수익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거다.

박진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캐리 투자 기조가 우위를 나타내면서 높은 절대금리를 원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실적이나 신용등급 방향성이 좋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캐리 투자는 채권을 매입한 후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수익을 취하는 전략을 말한다. 채권 간 금리 차이를 활용하는 스프레드 투자와 달리 절대금리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높은 절대금리를 추구하는 배경에는 초저금리 기조도 있다. 국채를 비롯한 채권 금리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채권 가격 차이를 통해 수익을 얻기가 힘들어졌다.

덕분에 얼마 전까지 A등급 회사채가 호황을 누렸다. 제법 신용등급이 양호하면서도 초우량 기업에 비하면 이자를 더 줬기 때문이다.

상반기 A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4조4430억원으로 1년 전 2조228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전체 회사채 발행액 가운데 약 22%를 차지했다.

A등급 미만 회사채는 부진했다. 같은 기간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액은 410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70% 넘게 줄었다. 대통령 탄핵 정국과 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발행 자체가 위축됐던 2016년 하반기보다 저조한 기록이다.

반면 이번 하반기 들어서는 A등급에 몰렸던 자금이 BBB등급까지 분산되고 있다. 더욱이 연내 대형 증권사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얻으면 비우량 회사채 발행은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KB증권은 최근 당국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했다. 승인이 떨어지면 단기어음 발행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11조원 내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다수 대형 증권사가 인가 성사 시 실적이 우수한 BBB~A등급 기업에 투자하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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