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하는 6일 집권여당 대표는 국회에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났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발사 이후 청와대가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분위기 속에 이뤄진 만남이다. 회동 시점이 미묘했지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북한의 ICBM 발사 이전에 잡힌 약속이라고 했다.
추 대사는 추 대표에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중한(한중) 관계는 다시 정상화되고 새로운 발전을 맞이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께서 취임 후 중한관계는 순조로운 시작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 양국 정상이 베를린에서 직접 만나는 회동이 그래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중한관계, 한반도 문제와 공동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중요한 공동 인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사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추 대표가 먼저 "솔직히 말하면 사드 배치 과정에 대해 중국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사드 얘기를 꺼냈다.
추 대표는 "민주당이나 청와대도 사드 배치 과정이 왜 그렇게 갑자기 국민도 모르게 이뤄졌는지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며 "이웃국가인 중국 측에 이해를 구하는 외교적 노력이 없었다는 점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다소 강한 수위의 발언도 나왔다. 추 대표는 또 "사드의 실용성에 대해서 정치·외교적으로 너무 과장·과열돼 있다"며 "우리가 좀 더 냉정하게 봐야할 때"라고 사드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추 대사는 "사드 문제는 지금 중한(한중) 관계에 가장 큰 어려운 문제"라면서 "한중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하며 긴밀한 한중 대화로 합리적인 해결책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양측은 20분가량의 공개 발언 이후에도 40분가량 비공개로 대화를 더 주고받았다.
추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모두 비공개 대화에 대해서는 (외부에) 말하지 말자고 했다"면서 "회동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최근 4년 동안 집권당 대표를 만나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진지한 대화를 오랫동안 한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공개 발언 중 사드 발언 부분을 청와대와 사전 조율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현실로 처한 문제에 대해 당 대표가 그런 판단이 없겠느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