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기자 = 수도권 ‘부촌(富村)’ 지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의 최고 부촌 자리를 놓고 강남과 서초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과천과 성남이 2강 체제를 구축한 경기도에서는 15년간 3위자리를 유지해온 용인이 6위로 밀렸다. 1기 신도시에서는 일산이 평촌에 부촌 2위 자리를 내줬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1년부터 서울 아파트값은 10년 넘게 줄곧 강남이 1위를 지켜왔다. 강남은 압구정동과 도곡동, 대치동, 개포동 등이 대표적인 주거지역으로 한강변에 위치한 압구정동은 전통 부촌으로 상징된다. 도곡동은 2000년대 전후 ‘타워팰리스’가 들어서면서 최고급 신흥 주거단지로 자리 잡았다. 대치동은 ‘강남 8학군’의 상징이고 개포동은 주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어 투자 1순위 지역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2013년부터 강남 아파트값이 회복하면서 2015년 1위 자리를 탈환, 최근까지 부촌 자리를 수성 중이다. 지난달 기준 강남과 서초의 호당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12억9111만원, 12억9008만원 수준이다.
경기도 내 부촌 1위는 과천(8억4029만원), 2위는 성남(5억7130만원)이다. 2001년부터 최근까지 2강 체제를 유지해왔다. 정부과천청사의 세종시 이전으로 한때 과천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지기도 했지만, 경기도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아파트값이 높아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었다.
반면, 2001년부터 경기도 부촌 3위 자리를 유지했던 용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한 아파트값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3위 자리를 하남에 내줬다. 이후 4위 자리도 광명에게 빼앗긴 용인은 올해 들어 안양에까지 밀리며 6위까지 쳐졌다. 지난달 기준 하남시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은 4억9347만원으로, 용인시는(3억8331만원)와 1억원 이상 차이를 보인다.
한편, 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는 성남 분당이 5억7560억원의 가장 높은 평균 매매가격으로 2001년 이후 지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안양 평촌과 고양 일산이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일산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줄곧 2위 자리를 지켜 왔으나, 2011년 평촌에 밀려 부촌 3위로 내려왔다. 평촌에 비해 일산의 아파트값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점을 기록했던 2006년 말 평촌과 일산의 아파트 가구당당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4억2216만원, 4억5883만원으로 올해 현재는 각각 3억9399만원, 3억8433만원 수준이다. 평촌이 고점대비 90% 넘게 회복한 반면, 일산은 80%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