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등 복합쇼핑몰, 文정부 들어 좌초 위기

롯데 쇼핑몰이 예정된 상암동 부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해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대기업의 복합쇼핑몰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서울 마포구 디지털미디어 시티역 인근에 건설할 복합쇼핑몰 사업과 관련해 최근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신세계 역시 부천시의 복합쇼핑몰 건립 사업계획을 미루기로 했다. 

우선 롯데는 지난 2013년 서울시로부터 디지털미디어 시티역 인근 부지 2만644㎡를 판매·상업시설용으로 1972억원에 매입했다. 2017년까지 백화점과 영화관, 업무시설, 대형마트 등이 입점한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완공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인허가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수년째 첫삽도 제대로 못 뜨고 있다. 서울시는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 협의를 우선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롯데와 지역 상인들 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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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롯데는 이달 초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시 도시계획 심의 미이행에 따른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시가 판매시설로 부지를 매각해놓고서도 지역 상인과의 상생 합의를 운운하며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신세계 측도 건설에도 빨간불이 켜지기는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경기도 부천시 내 건설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신세계 컨소시엄은 부천시로부터 상동 영상복합단지 내 관광∙쇼핑단지 3만7374㎡를 2000억원대에 매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근 인천시 부평구∙계양구 상인과 정치권 등의 반대에 부딪혀 부천시와의 토지매매 계약을 연기하고 말았다. 여기에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 생존권과 경제민주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면서 대기업들의 복합 쇼핑몰 추가 유치는 더욱 요원해지게 됐다.

복합쇼핑몰은 대형마트와 달리 유통산업발전법 사각지대에 포함돼있다. 만약 새정부가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추가 입점은 물론 의무휴업 대상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 상생 협의를 통해 쇼핑몰 입지나 판매 물품, 영업 시간 등을 결정하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의 입장만 고려해 무조건적인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기보다 해당 지역 전체의 경제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정책이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