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최근 수년간 저유가 기조 지속으로 해외건설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이란 일대에서 잇따른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에 성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 SK건설은 총 사업비 4조1440억원, 5000M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권을 획득하고 이란 시장에 첫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이란 내 5개 지역에 5기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로, 국내 건설사 최초로 이란 민자발전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또 이란에서 추진 중인 발전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SK건설은 발전소 공사를 도맡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완공 후에도 30%의 지분을 갖고 유니트 그룹(70%)과 공동으로 운영에 참여하게 된다.
앞서 지난 12일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이란에서 3조8000억원(현대엔지니어링 3조2000억원·현대건설 6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시설 공사인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공사는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란국영정유회사(NIOC)의 계열사 아흐다프(AHDAF)가 발주한 이 공사는 테헤란 남쪽으로 1100㎞에 위치한 페르시아만 사우스파 가스전에 에틸렌, 모노 에틸렌글리콜, 고밀도 폴리에틸렌 등 생산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또 지난해 말 대림산업도 이란에서 2조2334억원 규모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공사'를 수주, 최근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공사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400㎞ 떨어진 이스파한 지역의 정유공장에 추가 설비를 조성하는 것으로, 대림산업이 설계부터 기자재 구매, 시공, 금융조달 업무까지 모두 담당한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이란 진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작년 초다. 당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금융 제재가 풀리면서, 건설사들은 수주기근을 타개하기 위해 일대 시장으로 시선을 확대했다.
작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면서 이란 시장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됐고, 이후 건설사들이 일대에서 적극적 공략에 나서며 잇따른 수주 낭보를 전해오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수주지역 다변화를 위해 이란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이 최근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