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충청권 세력화’ 여부가 대선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영·호남 구도로 양분된 대선에서 충청권 인사들이 정치적 세력화를 모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19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대권 도전에 나선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17일 충청권 명사 모임인 ‘백소회’에 참석, 조찬 회동을 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정운찬 “충청인, 위기에 처한 나라 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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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하버드대 초빙교수’ 수행차 미국으로 출국하는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백소회’ 주최 환영 조찬에 참석, 정 이사장과 조찬 회동했다. 정 이사장은 반 전 총장이 다가와서 악수를 권하자 “한번 뵙고 싶었다. 이따 뵙고 싶다”고 화답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바른정당 입당을 거부하고 독자 세력화에 나선 정 이사장이 반 전 총장 등과 함께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전날(16일) 본회의장에서는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홍 의원이 나눈 ‘반에게 출마 설득을 해보세요’라는 문자 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충청권 신당 창당 등 충청 세력화는 여전히 초미의 관심사다.
정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과거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충청인들이 나서서 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라며 “충청인 들의 모임에서 많은 격려와 응원으로 좋은 기운을 받았다”고 밝혔다.
◆독자세력 나선 정운찬, 潘에 러브콜
이어 반 전 총장을 향해 “국론분열로 어려운 시국에 반 전 총장 같은 분이 국민통합에 힘을 실어 주시면 좋겠다”라며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 새로운 정치 지평을 제시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도 “평소 존경하는 정 총리 등과 함께 자리해 기쁘다”라며 “충청 출신이 지역을 넘어 나라를 위해 일 해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비공개 회동에서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정치권의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모임 후 기자들과의 만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깊은 교감이 있었다”라며 “같은 충청도 분이니 생각이 일치하는 게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많이 도와주시겠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 전 총장이 정치권의 러브콜에 화답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