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7人이 밝히는 사드 문제 해법은?

2017-03-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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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공약 중요성 부각…후보별 온도차 뚜렷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차이나 김봉철 기자 =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외교·안보 공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국내 배치로 동북아 정세가 요동을 치면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북핵 등 북한 문제는 항상 있어왔던 문제라고 치더라도 이번 대선처럼 외교·안보 이슈가 컸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외교·안보관이 대선후보들의 역량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시작으로 대미·대중·대북 관계가 모두 실타래처럼 꼬이면서 어떤 후보가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3면>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사드 배치 해법에 대해선 대선주자들마다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주한미군의 사드 포대 일부가 오산기지로 전격 반입되면서 정치권 내 논쟁에 불이 붙은 바 있다.

주한미군은 3월 안에 사드의 핵심장비인 엑스(X)-밴드 레이더(AN/TPY-2)도 들여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밴드 레이더는 이른바 ‘사드의 눈’으로 불리는 핵심장비다. 국내에 사드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드 배치 결정을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찬반 어느 쪽도 예단하고 있지 않는다”면서 “당초에 밟아야 했던 과정, 국제 비준, 국내 공론화, 미국·중국·러시아 등과의 충분한 외교적 협의를 거쳐서 합리적인 결정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보도 지키고 국익도 지키는 결정을 충분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 있는 복안도 갖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어 다른 대선주자들에게 모호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 전 대표의 대선캠프인 ‘더문캠’ 측은 “외교 문제는 협상 상대가 있는 문제라 카드를 미리 꺼낼 수 없는 것일 뿐이지 복안은 마련돼 있고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방침을 세운 데 대해서는 “국회 비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만약 정부가 국회 비준 동의 없이 강행하면 권한쟁의 심판 청구한다는 민주당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국가 간의 합의를 존중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사드 배치 반대라는 당론과는 배치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정권 간의 합의가 아니라 국가 간 합의이므로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사드 배치로 안보와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며 “현명하고 균형 잡힌 외교가 필요하며 한·미동맹이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우려 해소 및 관계 복원을 위해 △미국과의 기존 합의 문서화(사드 1개 포대 배치, 대북한용, 미군부담 원칙 등) △사드를 중국에 적대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의 대선캠프에서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남기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라는 측면에서 지나친 이념 지향은 지양하는 것이 맞다”면서 “안 지사는 현실외교, 실리외교 등 이상적인 말들은 많지만 이를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사드 배치 철회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사드는 중국의 경제보복, 미국과는 굴욕적 종속관계, 그리고 일본관계도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안보에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정책”이라며 “잘못됐을 때는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 지도자는 목숨을 걸고라도 잘못된 정책은 고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익중심의 자주적 균형외교 원칙을 지켜야 한다. 원칙으로 돌아가 미국으로 하여금 사드를 철회토록 해야 한다”며 “일부 배치했다고 해도 집권하면 반드시 원상복구시켜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중국 관영매체 CCTV와 진행한 인터뷰가 중국 내에서 대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CCTV는 사드 피해상인 간담회 내용과 이 시장과의 인터뷰를 중국어 자막을 넣어 약 2분에 걸쳐 보도했으며 7일 하루 동안 네 번 방송했을 정도다.

심 대표 역시 ‘사드 도둑 반입’, ‘북풍 공작’ 등을 주장하며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국민들로부터 퇴장판정을 받은 국정농단 정치세력들이 사드 찬반으로 여론을 갈라 이번 대선에서 다시 복귀하려는 시도에 대해 강력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막가파식 사드 배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과 심 대표는 15일 시민사회, 종교계, 학계 인사 695명과 사드 배치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 채택에 동참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기존에 사드 배치에 찬성했던 보수정당 대선주자들은 문 전 대표의 찬반 입장을 촉구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유 의원은 대선 전 사드 조기배치를, 남 지사는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 대선주자들이 사드 번복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드 문제는 국가 주권 문제, 한반도 방어용, 북핵과 운명을 같이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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