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항공업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수요가 많은 중국 노선의 경우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기종 규모를 축소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점과 화장품업계는 동남아 등지의 고객 확보에 나서는 한편 중국 전문인력을 보강해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항공업계, 中 대신 일본·동남아 우회 공략
또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들은 청주, 대구, 제주 등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진출했던 10개 중국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빈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감편과 운휴라는 초강수를 둘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라며 “향후 한·중 관계 분위기에 따라 감편과 윤휴 규모는 늘어날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항공사 중 중국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아시아나항공은 중형기에서 소형기로 기종의 규모를 축소했다. 이럴 경우 중국 노선의 공급석을 45~47% 가량 줄이게 돼 탄력적으로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중국 노선에 띄우고 있는 A330, B767 등 광동체 항공기(250~290석)를 A321 등 협동체 항공기(170~200석)로 교체 투입한다”며 “일본 및 동남아 노선 공급을 늘려 이들 지역의 수요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소형기 투입과 일본·동남아시아 노선의 증편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유지하고 있는 중국노선 가운데 예약률이 저조한 노선에는 소형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반면 일본·동남아 등 노선에는 공급을 늘려 수요를 적극 유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LCC들은 일본, 동남아 노선에 대해 증편과 신규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요우커 감소에 따른 공백을 일본, 동남아시아 관광객으로 대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을 다음달 9일부터 30일까지 주 4회 증편하며, 하계스케줄에 일본, 태국 등 동남아 지역 신규취항도 계획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 달부터 대구~다낭·오키나와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에어부산은 부산~마카오 노선을 주 5회에서 7회로, 부산~세부 노선을 주 7회에서 11회로 증편하며 대구~도쿄(나리타) 노선에 주 7회 신규 취항한다.
◆ 유통업계 "관광객 국적 다변화로 中 의존도 낮춰라"
중국이 15일부터 한국행 여행을 본격 금지하면서 한해 800만명에 이르는 요우커 방문으로 호황을 누렸던 국내 유통업계에는 적색등이 켜졌다.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곳은 중국 의존도가 큰 면세점이다. 면세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필수로 찾던 코스로, 매출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신라면세점은 싼커(개별 중국 관광객) 마케팅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긴 시간 매장에 머물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카페와 예술작품도 곳곳에 설치했다.
대만·동남아 등 관광객의 국적다변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에어아시아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대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부스를 별도로 마련했다. 올해는 태국 박람회에 참석해 관광객 유치에 힘쓸 계획이다.
두타면세점은 국내 관광객 뿐 아니라 중국 외 타 국가 고객 확대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중국 매출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해온 화장품업계는 중국 전문인력 강화, 중동과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 확대 등을 추진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전문가 모시기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사드뿐 아니라 중국 관련 혜안을 얻기 위해 중국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며 “방한 금지령에 특별히 대응하기보다는 중국 현지법인과 함께 모니터링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외 수출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총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생활용품·음료 부문은 성장세에 있어 (방한금지령 등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화장품의 경우 중동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국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