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타이어 인수, 컨소시엄 통한 자금 조달 인정해달라"

2017-03-1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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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컨소시엄을 통한 자금 조달도 인정해달라고 채권단에 공식 요청했다.

개인 자격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데 부담을 느낀 박 회장이 외부 '백기사'를 동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일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에 "계열사와 제3자를 금호타이어 주식 인수자로 지정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참여했듯이 박 회장도 컨소시엄 형태로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주주협의회는 박 회장 개인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빌려오는 돈만 개인 자금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혀왔다.

박 회장은 공문에서 '컨소시엄 인수 허용' 여부를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부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장에서는 과거 '승자의 저주'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시작으로 대한통운도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 계열사인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등을 채권단에 넘긴 바 있다.

그룹 관계자는 "개인 자격으로만 인수에 나서기엔 부담이 있고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채권단에 컨소시엄 가능성 여부를 타진한 것"이라며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인수를 포기할지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 측은 더블스타와의 형평성과 중국업체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기술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채권단을 계속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개인 자격으로 인수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번 공문은 단순히 컨소시엄 방식이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오는 13일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박 회장 측에 매매 조건을 알려주는 등 일련의 절차를 실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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