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도 소용없다"…CIA 전세계 전방위 도청의혹 일파만파

2017-03-0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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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조종 악성코드로 정보수집 가능…"사생활 침해의 재앙 발생할 수도"

[사진=위키리크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위키리크스가 미국중앙정보국(CIA)의 전방위 도·감청에 대해 폭로한 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위키리크스의 주장에 따르면 CIA는 스마트폰, 텔레비전 등을 통해 전세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해킹이 가능한 기관이었다"고 CNN은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암호와 이전에 정보 빼내"…"사실이라면 IT 산업에 거대 충격"
위키리크스가 이날 웹페이지에 CIA의 사이버정보센터 웹페이지 문서 7818건을 비롯해 첨부문건 943건을 공개했다. 이번에 확보한 문건이 CIA가 작성한 가장 방대한 양의 비밀 문건이며, 2013~2016년 사이에 작성된 것들이라고 위키리크스는 밝혔다. 

이날 폭로된 문건에 따르면 CIA는 다양한 종류의 악성코드를 개발해 전 세계 정보활동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CIA는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등 최첨단 디바이스를 통한 정보유출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 운영 체제의 핵심 부분인 커널(Kernel)을 장악해 원격조정하는 방식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커널은 운영 체제의 핵심 부분이며, 컴퓨터 하드웨어와 프로세스의 보안을 책임진다. 때문에 커널을 장악할 경우에는 디바이스 전체를 손에 넣는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화 해킹을 막기위한 암호화도 소용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기 내부의 정보를 제약없이 빼낼 수 있을 뿐만아니라, 사용자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프로그램을 기기에 설치할 수도 있다. 하드웨어 원격 조종까지 가능하다. 

우선 이같은 기술은 CIA가 목표로 하는 감시대상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독립언론매체 인터셉트(Intercept)는 7일 전했다. 

이를 제외하고도 CIA는 다양한 해킹 방법으로 기기들에 침투해 정보 유출을 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들어 삼성의 스마트 TV의 경우에는 텔레비전 전원을 끄더라도 방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녹음해 외부로 전송하는 악성코드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위키리크스는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만일 위키리크스의 이번 폭로가 사실이라면 이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뒤흔들 일대의 사건이다"라고 지적했다.  

◆ "CIA 사이버공격 무기 외부 도난돼"…"사생활 침해 재앙이 발생할 수도" 

뿐만 아니라 위키리크스는 CIA가 소지한 사생활 침해 소프트웨어 등은 도난을 당해 범죄조직이나, 외국 스파이들의 손에 넘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는 ‘볼트7(Vault7)’으로 불리는 CIA 문건들이 전직 미 정부 해커들과 비공인 도급업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었으며, 문건 제공자들도 이들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같은 위키리크스의 폭로에 대해 정치권은 즉각적으로 반응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인 테드 리우는 성명을 발표해  의회가 이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우 의원은 "CIA가 사이버해킹 툴을 도난당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 파장은 엄청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CIA가 해킹 관련 프로그램을 관리권한 전체를 잃어버렸는지, 누가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미국인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면서 "잠재적인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는 어마어마하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를 이끌고 있는 줄리안 어산지는 "(이번 문건은) 사이버 무기가 얼마만큼 위험하게 확산돼 있는 지를 보여준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일반인에 대한 사찰까지 가능한 CIA의 해킹 능력은 그들에게 '권한 남용' 가능성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당국의 활동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개된 문서에 나온 CIA 규정들에서는 해커들이 사용하는 사이버 무기들은 발각될 경우 절대 미국 정부, CIA가 배경임을 추적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이같은 부분은 CIA의 해킹도 러시아 등에 책임을 돌리기 위한 시도이며, 이는 해킹의 배후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거센 논쟁을 불러올 우려도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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