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북한은 지난해 7월 화성포병부대들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3발을 발사한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발사훈련은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을 가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자산들은 대부분 주일 미군기지에서 온다"며 "북한이 4발을 동시다발적으로 쏜 것은 이들 4곳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듯하다"고 분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부분이 많다.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으로 볼 때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 1000㎞에 달하는 중거리미사일인 '스커드-ER'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4발은 "스커드 개량형으로 평가한다"고 이날 밝혔다.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아침 여명을 배경으로 솟아오르는 이들 미사일은 윤곽이 비교적 뚜렷이 드러났고 곡면을 이루며 뾰족해지는 탄두부 모양은 스커드-ER과 흡사했다.
북한은 스커드-ER을 2010년대 초반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험 발사한 것은 지난해 9월 5일이 처음이다. 당시 우리 군은 이 미사일을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판단했으나 최종적으로 스커드-ER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스커드-ER은 사거리 1300㎞인 노동미사일과 함께 한반도 전역뿐 아니라 주일미군기지를 표적으로 하는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스커드-ER을 쏠 경우 일본 서부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 등에 있는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스커드-ER도 한미 군 당국이 사전 탐지하기 어려운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된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스커드-ER 3발 시험발사 직후 이동식 발사대를 포함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발사된 4발의 미사일은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채 1~2초 간격으로 거의 동시에 점화된 듯 보인다.
그러나 4발 가운데 3발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탄착했고 나머지 1발은 EEZ 주변에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번 발사가 요코스카(橫須賀), 사세보(佐世保), 오키나와(沖繩), 이와쿠니(岩國) 등 주요 주일미군기지 4곳을 동시에 타격하는 것이 목표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이날 서부지역인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발사했지만 강원도 원산에서 스커드-ER을 쏠 경우 이와쿠니와 사세보 등에 있는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