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지난해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15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한국관은 '용적률 게임'전을 선보였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술계 행사에서 이 전시는 '놓쳐서는 안 될 6개 전시'(美 뉴욕타임스), '도시의 보이지 않는 힘을 보여준 우아한 전시'(英 가디언) 등의 찬사를 받으며, 163일간의 전시 기간 25만여 명의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용적률 게임은 예술위가 커미셔너를 맡았으며, 김성홍 서울시립대 교수는 예술감독으로, 신은기(인천대 교수)·안기현(한양대 교수)·김승범(브이더블유랩 대표)·정이삭(동양대 교수)·정다은(코어건축 실장)씨 등은 공동큐레이터로 기획에 참여했다. 이들은 작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의 전체 주제인 '전선에서 알리다'(Reporting from the Front)에 대응해 지난 50년 동안 한국사회에 자리잡고 있는 '공간을 향한 집단적 욕망'을 '용적률 게임'으로 해부했다.
이번 귀국전은 베니스비엔날레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전시물을 그대로 옮겨오되, 공간적 특성과 관객의 움직임 등을 고려해 전시물을 재배치했다. 또 36명의 참여 건축가들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영상섹션도 새롭게 구축해 전시를 확장했다.
총 5개 영역으로 구성된 제1전시실은 용적률 게임에서의 디자인 전략과 전술, 용적률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그리고 사회문화적 의미와 가치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도입부인 '게임의 규칙'에서는 용적률 게임의 정의·선수·규칙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작가들에 따르면, 용적률 게임은 건축주(소비자), 건축가·건축사(공급자), 법과 제도로 통제하는 정부(통제자)가 참여해 게임을 벌인다.
두 번째 '게임의 양상'은 건축가들이 어떠한 맥락에서 디자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를 다가구, 다세대, 상가주택 등 보편적 유형과 36개 건축물의 모형, 다이어그램, 수치, 사진, 항공사진 등을 통해 살펴본다.
세 번째 영역인 '게임의 배경'이 한국의 도시에서 용적률 게임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네 번째 '게임을 보는 관점'은 용적률 게임이 벌어지는 우리 도시와 거리의 풍경을 시각예술가의 눈으로 포착한다. 마지막 영역 '게임의 의미'는 용적률 게임의 사회·경제·문화적 가치를 요약한다.
작년 베니스 전시에 이어 이번 귀국전을 총괄한 김성홍 감독은 "용적률 게임은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국형 소블록 도시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하고 그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귀국전과 연계해 용적률에 얽힌 이야기를 대중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전시 기간 라운드테이블 토크가 2회 펼쳐지며, 정림건축문화재단과 공동 기획한 공개 포럼 '숨은 공간, 새로운 거주'는 매주 토요일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월요일 휴관)되며, 자세한 사항은 아르코미술관 누리집(art.arko.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