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김정남 암살사건을 둘러싸고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외교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7일 북한이 먼저 자국에 체류 중인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출국을 임시 불허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도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출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양국 관계가 점점 악화되면서 단교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북한) 경내에 있는 말레이시아 공민들의 출국을 임시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을 주조(주북한) 말레이시아대사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 체류 중인 말레이시아인은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으로 구성된 총 1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출국금지 조치가 나온지 몇 시간 만에 말레이시아 역시 자국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출국을 금지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현지 온라인매체 말레이메일에 따르면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출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즉각 실행한다”며, 이번 조치는 북한의 말레이시아인 출국 금지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미디 부총리는 오는 10일 내각 회의를 열어 관련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북한 대사관의 폐쇄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고 교도 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사실상 단교밖에 남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 관계는 김정남 암살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했고 6일에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의 강철 대사를 추방했다. 북한도 같은 날 모하맛 니잔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에 추방 명령을 내렸다. 니잔 대사는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본국의 소환 명령에 따라 이미 지난달 21일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