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보복에 中企 노심초사... "중국 대외무역 환경 변화부터 주시"

2017-03-0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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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대중국 수출과 관련된 중견·중소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 관광 전면 금지에 이어 롯데 불매운동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애꿎은 중견·중소기업계에도 그 피해가 전가될 수 있어서다.

다만 중국 당국이 사드배치 문제로 국내 기업의 진입장벽을 높이더라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와 같이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루트까지 차단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지금이 중국의 대·외무역 환경의 변화에 맞는 전략과 진출 방안을 모색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미 중국에서 브랜드력을 갖추고, 현지 생산라인이 구축된 소비품목까지 정부가 개입하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드 배치가 확정된 이후 중국의 제재 속에는 ‘숨어있는 일관성’ 또한 찾아볼 수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제재 대상이 된 업종의 살펴보면, 10월 저가 여행 규제(쇼핑 횟수 1일 1회로 제한), 11월 한한령(한국 브랜드, 연예인 등 한국 관련 모든 프로그램 및 광고 방영 정지) 등 주로 최종 소비재이거나 문화 및 서비스업에 국한되고 있다.

올해도 1월에는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2월은 한국과 콘텐츠 공동제작 금지 등 일부 산업에 국한된 사드 보복 움직임을 보였다. 물론 2차전지 등과 같은 부품이나 소재에 대한 제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자국 산업 내에 ‘대체재’가 명확하게 존재하거나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은 품목들이 대부분이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구도를 종합해보면, 중국은 양국 국민의 심리에 대한 파급력이 높은 산업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반 사드 배치’에 대한 양국의 여론을 고취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교역분쟁 심화에 의한 상호 간의 피해 감수가 아닌, 전략적인 압박을 통한 사드 배치의 지연 또는 철회에 있단 얘기다.

한정숙 KB증권 연구원은 "물론 사드배치가 국내 대 중국 수출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중국 수출장벽이 높아진 것은 산업과 무역구조 변화와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른 영향이 더욱 크다"며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지난해 통계를 보면 식품과 화장품 분야에서 수입통관이 거부된 한국산은 219건으로 2015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차이잉원 총통 취임 후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대만의 경우 2016년 수입통관이 거부된 식품과 화장품은 747건으로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외교이슈가 크게 없는 프랑스의 경우 식품과 화장품 분야에서 수입통관이 거부된 건수가 137건으로 2015년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의 수입통관 거부 사례나 수입통관 거부 사유를 종합해보면, 최근 통관 불허 조치가 사드배치 영향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정숙 연구원은 "중국은 올해 리스크를 경계하며 경제와 금융시스템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속에서 국내 기업의 기회요인들도 있으므로 중국의 대외무역 환경의 변화를 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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