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은행권 자산이 유로존을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불어난 잠재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은 6일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은행권 총 자산은 33조 달러로 유로존의 31억 달러를 웃돌며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6조 달러, 일본은 7조 달러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을 이끌었고 이는 당시 세계 각국 지도자와 경제학자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 내 은행 대출이 비정상적으로 늘어 리스크가 커졌고 이제 세계가 이를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은행이 몸집을 키운 것은 환호할 일이 아니라 하나의 '조짐'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는 중국 경제가 지나치게 많은 은행 차입에 의존해 성장했다는 의미로 자원배분 효율이 낮고 신용 리스크는 눈에 띄게 커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 자산규모가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1배로 유로존의 2.8배를 웃돈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선진국 대부분은 정부가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지만 중국의 지방정부는 비상장 국책은행(특히 국가개발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의존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 국가개발은행의 경우 자산이 2조 달러가 넘는다. 상업은행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림자금융(비제도권 금융회사) 시장이 빠르게 확장됐고 부실채권도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