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발표한 최종 수사결과에 대해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측은 “짜맞추기·표적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특검 수사 결과 발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특검은 일부 야당의 추천만으로 구성돼 태성부터 위헌적인 특검이자 전형적인 정치적 특검"이라며 "출발선부터 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특별 검사팀의 수사결과 발표나 공소장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면서 특검과 헌재의 부당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 고의적으로 언론에 관련 내용을 흘려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특검의 최종 수사결과는 지난달 말 수사기간이 끝났을 때 발표됐어야 하는 것"이라며 "6일이나 지나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건 헌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박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매입을 위해 최순실씨가 비용을 댔으며 의상실 임대료와 직원 급여 등 3억8000만원을 최씨가 대납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특검은 또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나 미르와 K스포츠재단 지원을 부탁하는 대신,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돕기로 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유 변호사는 “삼성동 사저를 최씨가 구입해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장충동 집을 팔아 그 대금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옷값과 의상실 운영비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모두 지급했고, 단 한 푼도 최씨가 대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정유라를 언급하거나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을 도우라고 수석에게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에도 "대통령은 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어떠한 지시를 내린 적도 없고 어떠한 보고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문체부 공무원에 대해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재씨에게 특혜를 주거나 차명폰을 사용했다는 의혹 등도 전면 부인했다.
대리인단은 지난 5일 탄핵사유 중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운영과 기금 출연에 관한 적법성을 주장하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바 있다.
대리인단은 "기업들이 설립 취지에 공감해 사회 환원이나 기업 홍보 등을 위해 정해진 분배 기준에 따라 재단에 출연했다"며 "재단 임원도 개인이 좌우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고, 업무는 이사회를 통해 합법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리인단은 과거 '신정아 사건'과 비교해 기업들이 재단에 출연하도록 한 것이 국회 측 주장처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제3자 뇌물수수,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박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선고 결과에 따라 어떻게 결정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헌재가 탄핵심판을 기각이나 각하 결정할 경우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가 끝나고 즉시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반면 인용해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박 대통령이 헌재 선고 당일에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할 경우 즉시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 잠시 머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리인단 일부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ICJ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인다.
ICJ는 국가간의 분쟁을 다루기 때문에 당연히 제소 당사자는 국가만이 해당된다. 세월호 당일 거짓 영상을 증거로 제출해 철회한 대리인단이 여론 선동을 위해 또다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