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통화전쟁(환율전쟁)은 하지 않겠다"며 위안화 가치 급락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협위원의 신분으로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한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4일 증권일보(證券日報)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절대로 대대적 위안화 절하로 통화전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밝혔다.
이강 부행장은 "중국은 책임감있는 대국"이라며 "사실상 지난 10년간 위안화 환율은 안정됐고 오히려 사실상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의 목표도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 구간에서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행장이 '통화전쟁'을 언급한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임박 및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을 중국이 대대적 위안화 절하로 대응할 수 있다는 관측과 우려가 고개를 든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판단된다.
'온건'한 통화정책 운용 기조를 유지할 뜻도 재차 밝혔다. 이강 부행장은 "올해 중국 물가 상승률은 2~3%대로 안정될 전망으로 긴축도 완화도 아닌 중립 기조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경제 안정은 물론 인플레이션 리스크, 자산거품 확대 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사실도 언급했다.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위안화의 국제화, 시장화의 길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위안화의 시장 반응도가 커지고 이에 따라 변동폭도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부행장은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는 등 국제화에 성과를 거두고 환율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강세를 보였다"면서 "위안화 국제화는 시장화의 한 과정으로 이를 계속 추진하면 서서히 조건을 갖춰 시장화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5일 미국 연준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80%에 육박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위안화 시장화는 계속돼 앞으로 보다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시장 변화를 반응해 점진적 절하는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우하오(周浩) 독일 코메르츠은행 중국 수석경제학자는 "위안화가 점차 시장화 돼 올해 말 달러당 환율이 7.15위안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6일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은 6.8790위안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관계자는 "만약 달러 인덱스가 105까지 치솟으면 위안화의 달러대비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면서 "시장 상황이 안정되면 중국이 2~3년 내 완전히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자본계정을 개방할 것"으로 봤다. 달러 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