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따지고 ‘실속’ 챙기고…한국인 삶의 문화 바뀌고 있다

2017-03-0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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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여행에서 가성비, 실속형 인구 늘어나

'혼자 여행' '혼자 밥 먹기'에 대한 선호도 높아져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서울 자취 생활 3년차인 A(26)씨는 최근 국내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냉장고를 장만했다. 유명 브랜드의 새 냉장고는 100만원을 호가할 뿐 아니라 저가 브랜드의 소형 냉장고 역시 10만원대에 달해 10만원 미만의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중고 사이트는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A씨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중고 제품이지만 쓰는 데 큰 문제는 없어 앞으로도 A씨는 중고 사이트를 자주 이용할 생각이다.

2016년 한국인들의 삶의 문화가 바뀌고 있다. 늘어난 1인 가구의 수에 맞물려 자신의 삶을 더욱 중요시하는 개인주의적 성향도 짙어져 가성비와 실속을 따지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혼자 여행하기, 혼자 밥 먹기 등 혼자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드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34개월간 블로그·커뮤니티·트위터·페이스북 등 누리소통망(SNS)에서 900만여 건의 메시지를 수집해 소비, 여행, 청년, 환경, 정보기술(IT) 등 5개 분야와 관련한 트렌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소비와 여행 분야에서 각각 ‘가성비’와 ‘실속형’이 키워드로 등장하는 등 ‘실속 중심’의 트렌드가 뚜렷했다. ‘가격 대비 성능’을 나타내는 가성비는 전자제품과 같이 장기간 사용하는 제품뿐 아니라, 도시락을 고를 때도 사용되는 등 사실상 모든 소비에 적용됐다.

디지털사회연구소 강정수 소장은 “장기불황 속에서는 모든 소비에서 효용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인테리어·디저트 등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작은 사치’, ‘나를 위한 선물’로 가성비와 무관한 소비 유형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여행 키워드로 등장한 ‘실속형’은 짧은 시간 싸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이 핵심이었다. 주로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당일치기나 1박 2일 국내·해외여행이 부상했다. 유명관광지 중심의 ‘보여주기용 사진 찍기’ 여행보다 한적한 소도시에서 현지를 체험하며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여행을 선호했다. 비교적 경제적인 숙박·자동차 공유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으나 대중화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소비와 여행 분야에서 실속 중심 트렌드와 함께 나타나는 키워드는 ‘1인’이었다. 분석 첫해인 2014년부터 소비 연관어로 등장한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1인 가구’는 주로 먹거리, 키울 거리, 배울 거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점이 특징이었다.

먹거리에 대해서는 간편식 위주의 도시락·라면 등에 대한 언급이 높았고, 먹거리 구입 장소로는 편의점 언급량이 마트의 2배 이상이었다. 강아지·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으며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인식했다. 1인 가구는 취미 활동을 전문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지출을 늘리는 특징을 보였다.

여행 분야에서는 ‘혼자여행(혼행)’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했다. 성수기인 여름휴가 철보다 비수기인 늦가을·겨울에 관심이 집중됐다. 외롭다는 부정적 감성어도 나타났지만 편하고 자유롭다는 긍정적 감성어가 우세했다. ‘혼행’의 불편 요소로 1인 숙소, 1인분 식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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