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본격화됨에 따라 중국의 경제 보복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 70%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인 면세점 업계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중국이 자국 여행사를 통해 한국 관광상품을 판매 금지하는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모두 1720만명으로 발표했다. 이중 절반(46.8%) 가량인 800만명이 중국인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40% 정도가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객'이라는 점이다. 여행사 관광 품목 필수 코스인 서울 명동이나 일부 강북 상권 매출 감소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관광 상품 판매 금지 등 제한 조치 이후 한국행 관광객은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면세점은 가뜩이나 신규 면세점 등으로 인해 공급이 늘어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심각한 수요 부족 현상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약 12조2700억원에 달했다. 업계는 이중 70% 가량인 8조원이 중국인의 지갑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광금지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비율이 최대 50% 감소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연간 4조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면세점뿐 아니라 화장품과 식품업계의 긴장도 만만치 않다.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매번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해에는 약 1조8000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일부 화장품을 수입불허 하는 등 제재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화장품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제품까지 수입을 불허했다.
오리온과 농심 역시 중국 반응을 조심스레 살피고 있다. 오리온의 경우 매출 56%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으며, 지난해 농심은 중국에서만 2000억대 매출을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일부 제한 조치나 위생 점검 등이 특정 기업에 대한 '보복'이라고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