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롯데그룹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마비되고 중국 당국의 한국 여행 금지령이 떨어지는 등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 강도가 거세졌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롯데그룹 홈페이지 마비 사태에 중국 해커가 연관됐다는 의혹에 대해 "롯데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홈페이지 마비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관련 보도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모든 형태의 해킹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왔다"고 덧붙였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겅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면 역내 전략적 균형이 무너지고 중국 등 관력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면서 "이는 한반도의 평화·안정 유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 안보를 위한 합리적인 선택은 이해하지만 다른 국가의 안보를 건드리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한국이 중국의 이익과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사드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은 사드 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롯데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한류의 흐름이 끊겼고 한국 관광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은 유커(중국인 관광객)도 급감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 관광당국인 국가여유국이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회의를 열고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한 전면적 판매중단을 구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행 단체관광은 물론 자유여행이라도 온·오프라인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해 한국으로 출국하는 것도 금지된다. 베이징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금지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