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제민주화 공약 발표 "적대적 M&A 승인권 정부에 부여해야"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제민주화 2.0'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일 벤처·중소기업에 차등의결권제도를 도입하고, 적대적 M&A(인수·합병) 승인권을 정부에 부여하는 내용의 '경제민주화 2.0' 공약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대기업집단법 제정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남 지사는 "경제민주화 2.0을 통한 대한민국 리빌딩으로 공정한 경제질서 확립과 일자리를 위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면서 이 같은 공약을 소개했다.

우선 그가 내세운 공약은 '재벌개혁' 차원에서 추진하는 상법 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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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지사는 소액주주의 권익 증진,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전자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또 부작용을 감안해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집중투표제 중 하나를 선택해 우선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그는 " 상장 이전의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에 한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차등의결권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이 작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

특히 남 지사는 "외국인의 적대적 M&A에 대한 승인 권한을 정부(공정거래위원회 또는 산업자원부)에 부여해 보호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산업에 대해 외국의 적대적 M&A가 들어올 경우 정부에 의한 특별심사제도를 거치게 하자는 얘기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그는 이 같은 안을 제안하며 당 차원에서 검토해 당론화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핀테크산업 발전을 위한 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남 지사는 "(현 규제는) 과거에 비해 자본이 풍족해져 사금고화의 유인은 현저하게 줄어든 반면, 이미 진입한 산업자본의 기득권은 인정하면서 신규 진입은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금융산업이 경제, 기술적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비금융 산업자본 판단기준을 비금융 자산기준 2조원 초과 혹은 자본비중이 25% 이상이라는 이중기준에서 단일기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핀테크 산업 발전 등을 위해서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 은행의 주요 주주인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에 대한 지분규제 4% 제한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금고화 위험 방치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통과를 추진키로 했다.

재벌개혁의 실효성을 위해 '대기업집단법'을 제정하고 중소기업 단체의 공동행위 금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을 제도화한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남 지사는 "현행 공정거래법 제3장과 상법, 금융법, 세법 중 재벌개혁을 위해서 필요한 규정을 하나의 특별법으로 포괄하고, 엄밀하게 제한된 범위의 대기업집단에만 적용하는 대기업집단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 정부출범 즉시 법무부 등 관계 부처, 상법학자, 재계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1년 이상의 연구를 거쳐 각종 공청회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하도급 기업이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카르텔을 허용해 협상력을 강화해 주고, 중소기업협동조합 등의 공동협상, 공동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등 공동행위의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재벌총수들의 사면복권에 대해 그는 "옳지 않다"면서 "미국에서도 1930년 대공황 이후 대기업 총수의 불법행위에 대해 징벌적 처벌을 했는데 그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