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연이은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등래퍼’가 첫 방송된지 채 2주가 안된 상황에서 두 번의 참가자 사생활 논란으로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 10일 Mnet은 새로운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고등래퍼’를 론칭했다.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제작진들이 고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제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방송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장용준은 외모에 실력까지 겸비하며 현장의 관객들의 호응을 받아내며 화제에 올랐다. 더불어 국회의원 장제원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금수저 래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장용준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며 문제가 불거졌다.
그는 과거 ‘조건만남’을 암시하는 SNS 대화 내용과, 학교 폭력 가해자임을 주장하는 폭로글 등이 속속 밝혀지며 충격을 안겨 큰 논란이 일었다. 이에 장용준의 아버지 바른정당 소속 장제원 의원으로 화살이 겨눠지기 까지 했다.
장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다. 용준이로부터 상처받은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용준이가 이 아픔 딛고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도록 아버지로서 더 노력하고 잘 지도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고, 당 대변인직에서도 사퇴하는 후폭풍까지 이어졌다.
장용준 역시 상황이 악화되자 자신이 직접 쓴 사죄의 뜻이 담긴 편지를 제작진을 통해 공개하며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고등래퍼’ 제작진 측 역시 장용준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단 1회만에 참가자가 불명예 하차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장용준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 되는가 싶었지만, 이번엔 또 다른 참가자가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 17일 방송된 2회에 등장해 서울 강서 지역대표 선발전서 고득점으로 1위를 차지한 양홍원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라서게 된 것.
이미 ‘쇼미더머니4’에 출연해 실력을 검증 받은 바 있는 양홍원은 뛰어난 랩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알려진 실력만큼 성공적으로 무대를 끝낸 양홍원은 멘토들의 칭찬이 쏟아지며 또 한명의 힙합 스타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양홍원의 인기와 관심만큼 그의 정보가 온라인상에 퍼졌다. 이는 앞선 장용준 사건과 비슷했다.
온라인상에 퍼진 정보 안에는 양홍원이 일진이었다는 과거가 알려졌다. 양홍원이 과거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는 사진이 공개되며 그의 행실을 지적했고, 또 다른 학생들을 괴롭힌 정황들이 드러나며, 학교 폭력 가해자임이 드러났다.
논란이 계속되자 ‘고등래퍼’ 측은 “양홍원 군이 과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다. 래퍼의 꿈을 갖게 된 이후로는 본인의 실수로 인해 상처입은 피해자들에게 일일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며 “현재까지도 끊임없는 반성과 노력의 행실로 그 뉘우침을 증명해 나가고 있다”며 그의 과거 행적에 대해 해명하며, 관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봐달라는 당부를 더했다. 자진하차 의사를 밝힌 장용준과는 다르게, 양홍원과는 꾸준히 프로그램을 함께 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사실 ‘고등래퍼’가 연이어 불거지는 참가자들의 인성 및 사생활 논란은 방송 전 일각에서 언급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고등래퍼’ 제작발표회 당시 고익조 CP는 이러한 논란들에 대한 대비책에 대한 질문에 “참가자들의 뒷조사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만나본 친구들 중 문제가 있었던 친구들은 없었다”며 “어릴 때 실수했어도 지금 반성하고 있다면 문제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었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고, 이제 겨우 2회가 방송된 현재 두 번의 비슷한 논란들이 연이어 터지며 이를 보는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고등래퍼’는 ‘힙합’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랩’이라는 창구로 소통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10대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많이 없는 현 시대에서 ‘고등래퍼’가 가져올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기대하는 이들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연이은 논란으로 이런 취지가 무색해지며 프로그램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인성과 사생활 등의 개인적인 부분보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실력에 포커싱을 맞춰 이끌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앞서 Mnet에서 선보였던 일반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이와 유사한 논란이 일었던 바 있기 때문에 사전 뒷조사는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의 좀 더 신중하고 세심한 자세가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논란들은 어쩌면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