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들이 사무수탁사와의 일임계약상 위탁지침에서 벤치마크 복제율 항목을 제외시키고 그 부분을 점검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많은 운용사가 복제비중을 체크 할 수 있도록 시스템 상에 펀드 복제비중값을 산출해 보여주기로 했다. 사실상 그 동안 사용하던 벤치마크 복제비율을 계속 따르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위탁운용사들에게 △순수주식형, 장기투자형, 대형주형은 벤치마크지수의 50% 이상 △사회책임투자와 가치주형은 60% 이상 △중·소형주형은 20% 이상을 복제(포트폴리오 동일화)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기금운용본부는 16일 벤치마크 복제율 지표를 없애는 대신 펀드매니저의 일관된 투자전략 유지 여부를 보여주는 질적 평가항목을 도입하는 내용의 국내 주식 위탁운용 평가 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표면적으로 위탁운용사들이 자유롭게 유형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한 것이다.시장도 반응해 5일 575.12까지 하락했던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지수는 16일까지 46.96포인트(8.17%) 뛰어 오르며 600선(622.08)을 회복했다.
이 기간 연기금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74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탁운용사들 입장에서도 연금이 정해준 벤치마크 복제율을 따르는 게 자금을 운용하기 수월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기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피 대형주 업종 지수는 연금이 벤치마크 복제율 기준을 강화한 7월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94.47포인트(5.07%) 상승했다. 반면 소형주 지수는 23.25포인트(1.08%) 하락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위탁운용사들은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투자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벤치마크 복제율 가이드라인이 폐지됐다고 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대형주를 두고 중·소형주의 비중을 확연히 늘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연금에서 말하는 ‘중소형주’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생각하는 중·소형주와 연기금에서 생각하는 중·소형주 간 괴리가 있다"며 “지난번 국민연금이 중·소형주를 적극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후 처음 산 종목은 시가총액 2조췉에 1주당 77만이 넘는 오뚜기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