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30일(현지시간)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후보에 월스트리트 출신의 초갑부 스티븐 므누신(53)과 윌버 로스(78)를 각각 공식 지명했다.
므누신은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정치 경험은 전혀 없지만,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금유위원장을 지낸 적이 있다. 예일대 출신으로 골드만삭스에서 17년간 근무했으며, 2002년부터는 헤지펀드 회사인 '듄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운영해왔다. 므누신은 행크 폴슨(조지 W 부시 정권),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정권)에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는 세 번째 재무장관이 된다.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의 대변자로,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아는 인물"이라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내가 만나 본 사람 중 가장 위대한 협상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라고 소개했다.
로스 지명자는 1970년대 후반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들어가면서 금융계에 입문, 24년간 이 회사에 재직하면서 파산·구조조정 부문을 이끌다 회장까지 올랐다. ‘파산의 왕(king of bankruptcy)’이라고도 불리는 로스는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했다가 구조조정 후 되팔아 큰 수익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1997년 금융위기 당시 한라그룹 구조조정과 매각에 관여 했으며, 산업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상당한 수익을 남기기도 했다
로스는 선거기간 동안 트럼프가 주장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비롯해 미국이 체결한 FTA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또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도 로스의 주요 주장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그가 상무장관 취임으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인수위는 이날 시카고 컵스 소유주이자 공화당의 큰손인 토드 리케츠를 상무부 부장관에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