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서울의 랜드마크로 부상 중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현대미술관’으로 변모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23일 설치미술의 대가 ‘하우메 플렌자(Jaume Plensa)’의 최초 한글 모티브 작품부터 현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국내외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을 롯데월드타워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설치된 ‘가능성’은 하우메 플렌자 작품 최초로 한글을 주요 모티브로 하면서 알파벳과 라틴어, 히브리어, 힌두어 등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킨 글자와 숫자를 보조로 활용해 높이 8.5m의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로 만들어졌다.
작품을 안과 밖에서 감상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고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한글의 특성을 감안해 하늘, 사랑, 사람, 벗, 꿈, 평화, 풍요 등 구체적인 의미의 단어를 활용해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
하우메 플렌자는 195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1980년 바르셀로나에서 첫 번째 전시회를 연 이후 매년 세계 곳곳에서 개인전을 열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미술관에서 소수가 즐기는 전시 보다 공공장소에 설치한 작품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2004년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에서 공개된 ‘크라운 분수’는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시킨 대표 작품이다. LED 스크린에 시민 1000명의 얼굴이 번갈아 나타나는 참여형 예술작품으로 지금은 시카고의 유명한 명소가 됐다.
그는 지난 해 예술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세계 미술상(Grand Fine Art Award)’을 수상하는 등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 받는 공공예술작가다.
하우메 플렌자는 “나의 작품은 늘 그 나라의 언어와 세계인이 공유하는 언어의 조합으로 새롭게 만들어졌다”며, “가능성의 가치와 세계인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환경과 자연, 그리고 사람간의 관계와 목표 등을 나타내는 단어를 일반 시민들이 쉽게 공감하고 유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하우메 플렌자의 작품 외에도 다양한 공공예술 작품이 타워를 중심으로 아레나 광장, 월드파크 등에 펼쳐져 있다.
에비뉴엘 잠실점에서 롯데월드타워 로비로 들어가는 공간의 상부에는 체코 아티스트 그룹 라스빗의 ‘다이버’가 자리잡고 있다. 거대한 공간을 바다로 상정해 여기에 뛰어드는 사람의 모습을 유리구슬로 표현한 작품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의 꿈, 중력을 거스르는 자유로움 등 인간의 꿈을 나타낸다.
롯데월드타워 출입구에 설치된 전준호 작가의 ‘블루밍’은 꽉 찬 봉우리가 터져 꽃이 피어나듯 풍요로움과 행복,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또 아레나 광장에 설치된 김주현 작가의 ‘라이트 포레스트’는 인간이 원하는 완벽한 아름다움에 대한 꿈을 피보나치 수열로 표현했다.
석촌호수와 인접한 ‘월드파크’ 일대에 설치된 노준 작가의 ‘라이프 애즈 마시멜로즈’는 동물 모양의 인형을 일부만 노출시켜 마시멜로를 흩뿌리듯 설치, 시민들이 직접 작품에 기대거나 앉을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예술작품이다.
박현철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은 “롯데월드타워를 찾는 고객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와 휴식을 느낄 수 있도록 공공예술작품으로 계속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