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서 계속.
배우 김하늘은 ‘공항가는 길’을 통해 ‘멜로퀸’의 자리를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지난 2012년 ‘신사의 품격’ 이후 4년만에 ‘공항가는 길’로 브라운관 복귀작을 선택한 김하늘에게 2016년은 잊지 못할 한해다. 지난 3월 일반인 사업가와 결혼하고 ‘품절녀’로 돌아온 김하늘의 연기 결은 더욱 섬세해졌다. 그 섬세함이 바로 ‘공항가는 길’을 통해 빛을 발했다.
“사실 저는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해요. 하지만 뭔가 분명 달라졌을 거예요. 환경이 완전히 변했으니까요.(웃음) 결혼 전까진 제가 부모님과 함께 살았었거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이 작품을 하면서 지금 남편과 생활하고 있는데 부모님과 함께 살 때의 편안함과 위로의 색은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연기할 때의 느끼지 못하는 뭔가가 달라진 건 분명한 것 같아요. 편안함과 아늑함과 여유가 연기적으로 다르게 표현되지 않을까요.(웃음)”
결혼 후 아직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김하늘은 결혼 생활에 관련된 질문이 나올 때 마다 이따금씩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처럼, 결혼이라는 안정과 편안함이 그에게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주는 듯 보였다. 아직은 둘이지만 언젠가 생길 2세에 대한 생각과 계획도 그려보곤 했다.
“제 친구들이 모두 직장 다니는 워킹맘인데 친구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너무 이해가 가고 공감이 되더라고요. 정말 워킹맘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아무리 요즘 남편들이 아내를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까지 다닌다는 건, 여자로서 희생해야하는 부분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남편을 세뇌시키고 있어요.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요. (웃음)”
‘공항가는 길’의 최수아는 자신의 가장 소중했던 딸 박효은(김환희 분)을 위해 대부분을 살아왔다. ‘엄마’라는 이름은 누구나 그러하듯, 자식을 위해서는 한없이 희생하는 존재 아닌가. 김하늘이 그리는 ‘엄마’의 이상향은 무엇일까.
“저는 정확하게 하고 싶어요. 사랑을 많이 해주겠지만 또 한 편으로는 아이를 잡아주고 싶어요. 아닌 부분은 정확하게 잡아주고 싶고, 풀어줄 수 있는 부분은 또 많이 풀어주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가장 좋은 엄마의 출발점은 부부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공항가는 길’ 극중에서는 참 좋은 엄마일 수 있겠지만,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아빠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것만으로도 좋은 엄마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부부 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김하늘의 연기는 이전과는 또 달라질 것이다. 김하늘은 내년 1월 개봉예정인 영화 ‘여교사’에서도 결혼 전과는 다른 결의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교사’라는 작품이 들어왔을 때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접하지 못한 캐릭터였거든요. 한국 영화에서 이런 작품이 제게 온 것에 대해 가장 행운이라 생각하고, 그 생각이 가장 컸어요. ‘공항가는 길’도 기존에 봤던 멜로드라마와 많이 다른 것 같아서 선택한 것도 있거든요.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아직 많거든요.”
3개월의 긴 여정을 끝낸 김하늘은 짧은 공백기동안 남편과 함께 촬영 장소기도 했던 제주도를 다시 한 번 찾을 예정이라는 계획을 살짝 언급하기도 했다. ‘공항가는 길’ 속 서도우(이상윤 분)의 작업실이 너무 매력적이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또 다른 추억을 만들며 여유를 즐기고 싶어했다.
“어릴 때 부터 연기자 생활을 해서 늘 갇혀있는 느낌이 있었어요. 저를 표현하기보다 갇혀있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죠. 해보고 싶고, 뛰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아직 늦지 않은 것 같아요. 남편과 같이 제주도를 가고 싶은 것도 그 이유에요. 맛있었던 음식점들이 제주도에 많았는데 촬영중이라 오롯하게 느끼지 못했거든요. 이번엔 남편과 함께 느끼고 싶어요.”
김하늘은 약 20여 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부침없이 꾸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쌓아왔다. 그렇게 오랜 기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지켜야 할 것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는 배우 김하늘의 다음이 또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