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새누리당, '정쟁' 말고 '정치'를 하라

2016-11-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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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와 비공개 여부를 두고 비박계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 "지지율 다 합해도 (대선주자) 명단에도 올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그런(친박) 사람들과 더 이상 대화할 의욕도 안 생긴다"(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요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한국 정치권에서 편가르기에 고성 쯤이야 낯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 정당 안에서 소속이 같은 의원들끼리 싸워도 너무 싸운다.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이쯤되면 왜 같은 무리를 고집하나 싶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데, 보수정당을 고집하는 새누리당의 정체는 무엇이었나.

하지만 만나는 의원들마다 하는 얘기는 "당을 깨선 안 된다", "우리가 왜 나가나", "분당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등이다. 당을 사수하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의 당이 과연 제대로 된 정당의 모습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친박은 버티고 비박은 압박한다. 하지만 국민은 박근혜 정권을 세운 새누리당에 실망했다. 그들의 사죄는 이제 믿지 않는다. 총선 전에도, 직후에도 그들은 무릎을 꿇었다. 정당 내 계파는 없앨 수 없지만, 현 시국에서 주도권 싸움은 당에 대한 지지도를 더욱 떨어드릴 뿐이다. 서로 한 발씩 물러나 단합을 보여줘도 100만 촛불의 민심을 돌리기엔 쉽지 않은 때다. 민주적인 정당이라면, 상대를 존중하고 그 목소리를 경청하며 '해법'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 그건 당 안팎에서 동등하게 적용돼야 할 원칙이다. 표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우스갯소리를 그저 웃어넘겼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민심은 경고했다. 

미국의 정치학자 샤츠 슈나이더는 '갈등을 관리'하는 게' 정치라고 했다. 입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들먹이지만 지금 그들이 하는 것은 정치인가, 정쟁인가. 슈나이더의 문장을 다시 빌려 말한다. "집권여당이 선거에서 패하면, 그들이 잃는 것은 '자리'일 뿐이다. 명예나, 자유, 또는 재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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