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정등용 기자 =문화예술계도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 과천관과 덕수궁관에서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 열리는 '낭만수요일'이 대표적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와 연계된 이 프로그램은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작가, 작품 등을 둘러싼 '그 시절 낭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현재는 과천관 30년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와 덕수궁관 '유영국_절대와 자유'전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김영배(66)씨는 "높게만 느껴졌던 미술 문턱을 담당 큐레이터와 함께 훌쩍 넘었다"며 "작품을 매개로 우리 세대가 살아왔던 시절을 함께 이야기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도 '천년의 꿈을 담은 도자기 빚기', '먹빛 수놓은 한국화 그리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박물관 상설전시관, 교육관 등지에서 펼쳐지는 도자기 빚기는 흙가래·판 성형기법과 분청사기 장식기법을 이용해 사발, 채소그릇, 필통 등 다양한 작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어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27일 2016년 과정이 막을 내렸고, 내용을 가다듬어 내년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22일까지 진행되는 한국화 그리기 프로그램은 4일 짜리 과정으로 △전통 한국화(화조화) 기법·재료 설명 △먹선 작업 및 아교포수 △진채·석채 실습 △작품 완성 및 감상 등으로 구성된다. '농담' '건습' '비백' 등 다양한 먹선을 연습할 수 있고, 한지와 먹의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어 한국화에 관심있는 어르신들 사이에 소문이 나고 있다.
이밖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역사, 세계 문화 등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역사문화교실', 50~60대가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프로그램 등도 운영하고 있다.
젊은 시절의 열정과 도전 정신, 사랑을 선사하는 공연도 어르신들을 찾아간다.
2011년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이름을 알린 청춘합창단은 오는 23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비바! 청춘'을 공연한다.
평균 연령 65세의 어르신들로 구성된 청춘합창단은 이번 연주회에서 해체돼가는 가족 구성원간의 화합과 사랑, 노년의 열정을 담아 전 세대에 희망과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이와함께 총 세 번에 걸친 아름다운 음악회로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를 전할 예정이다.
연말을 앞두고 시니어들을 위한 공연 소식도 풍성하다. 국립합창단은 내달 19일과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헨델의 대작 오라토리오(종교적 극음악) '메시아'를 제165회 정기연주회로 이틀간 무대에 올린다.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과 함께 송년음악회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 중 하나인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헨델이 오페라 공연에 실패 한 후 종교적 감동과 믿음의 바탕위에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그린 작품으로, 1741년 아일랜드 공작 류테난트 경의 의뢰로 불과 3주의 짧은 기간에 완성한 작품이다.
국립합창단 구천 예술감독의 지휘아래 19일엔 소프라노 김영미, 알토 백재은, 테너 김기찬, 베이스 박준혁이 출연한다. 20일엔 소프라노 서활란, 알토 이아경, 테너 랜달 러싱, 베이스 나유창이 함께할 예정이다. 또한 바로크 전문연주단체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협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