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일본 기업들의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 있는 일본 상공회의소의 하야시 하루키 회장은 영국에 있는 일본 기업들을 향한 EU의 구애가 이미 시작됐다면서 영국 정부의 적극적 대안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 일본 기업들 "구체적 지원방안 나와야"…영국 정부에 지원책 압력
이날 영국 주재 일본 대사관이 주재한 행사에는 유럽 미쯔비시의 CEO이자 영국의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인 하야시 하루키를 비롯해 주영국 일본 대사 수십곳의 일본 기업들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하야시 하루키 회장은 일본 기업들이 영국 내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보장'과 같은 모호한 대책이 아닌 보다 구체적 약속들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야시 회장은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브렉시트와 관련해서 일본 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은 단일시장과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 여부이다. 현재 상황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투자 결정은 연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 기업들이 다른 유럽의 국가로 본부를 옮기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야시 회장은 또 “일본 기업들은 이미 유럽의 다른 나라로부터 이전을 제안받고 있다"면서 “단순하게 안심하라는 메시지 보다는 정보의 부재로 영국에 대한 일본의 투자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영국 정부가 협상 과정에 대해 일본 기업들과 자세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재영 일본대사인 쓰루오카 고지는 기업들의 개별적인 결정에 대해 일본 정부가 간섭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기업들이 다른 유럽국가로의 이전을 결정해도 일본 정부가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일본은 브렉시트 과정 속에서 영국과 주기적인 회의를 가지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지는 있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은) 매우 중요한 이해 당사자"라고 말했다.
◆ 닛산 투자 계속 결정…"영국 정부 무슨 약속했나?" 논란
일본 기업들이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강력한 개입을 주장하는 것은 최근 논란이 된 '닛산 잔류 결정' 영향에 따른 것이다.
일본의 거대 자동차 기업인 닛산은 영국 남부 선덜랜드 공장(영국 최대 자동차 공장)에 대한 추가투자를 브렉시트 결정직후 연기한 바 있다. 이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카를로스 곤 닛산 최고경영자(CEO)를 총리실로 불러 지속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이후 곤 CEO는 며칠이 지나 선덜랜드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닛산은 영국 정부의 '약속과 보장'에 힘입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렉 클라크 기업부 장관은 지난 30일 BBC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닛산에 무관세 혜택 등을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앞으로도 엄청난 혈세가 브렉시트의 영향으로부터 기업들을 보호를 위해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