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비선실세 '최순실' 의혹 수사 전방위로 확대

2016-10-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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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측근 증언에 따라 청와대 수사도 가능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최순실씨 관련 의혹을 겨낭한 검찰 수사가 조금씩 핵심부로 진입해가고 있다.

검찰은 28일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을 총괄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과 최씨의 최측근 인사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거주지 등 두 재단 관계자 8명에 대해서는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미르재단 설립 멤버인 이 전 사무총장은 과거 최씨의 총애를 받은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가 비선무임을 운영했다",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받아 검토했다", "최씨와 정권 실세들 사이에 통화한 녹취록 77개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증언을 바탕으로 미르재단 설립 및 기금 모금 경위, 최씨의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캐물었다.

전날 밤 출석한 최씨의 또 다른 측근 고영태씨에 대한 조사도 지속됐다. 조사가 길어지자 그는 '피곤하다'며 수면을 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회장(최순실)이 제일 좋아하는 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뜯어 고치는 일"이라고 말해 국정농단 의혹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두 측근 조사는 이날 자정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 대질조사를 벌일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들의 진술 내용에에 따라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 대상에 청와대도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승철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대기업들로부터 약 8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핵심 인물이다.

"대기업이 자진해서 기금을 출연했다"는 그의 주장과는 달리 최씨나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 정권 핵심 인사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며 궁지에 몰렸다.

최씨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의 자료 복구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박 대통령 연설문과 국무회의 자료, 국방·외교·경제·대북정책 관련 각종 문서 등 애초 저장됐던 것으로 알려진 자료는 아직 찾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파일이 상당히 복구됐는데 수사에 참고할 만하거나 의혹을 확인해 줄 유의미한 파일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김필승 재단 이사 등 재단 관계자 8명의 주거지 1곳씩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6일 이후 사흘 연속 이뤄진 압수수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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