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보고서 ‘우리나라 고용서비스 현황 및 과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고용서비스 종사자 1인당 구직자 수는 한국이 605.5명에 달했다.
반면 영국의 경우 2013년 기준으로 22.3명, 덴마크 32.0명, 독일 44.8명, 프랑스 88.6명에 그쳤다. 유럽 선진국에 비해 관리해야 할 구직자 수가 10~30배 가량 많은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90.4명)과 비교해도 7배 많다.
특히 서비스업종은 고용만 늘고 생산성은 오히려 후퇴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제조업과 비교해 임금이 낮다보니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은 상승하면 상품가치가 하락하고 가격을 그대로 둬도 기업 이윤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상품가치가 높아져 기업 이윤이 나빠진다.
이는 부동산, 금융, 보험을 제외한 서비스업종에 근로자수가 많은데 반해 정부와 기업 기대치만큼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 생산성은 45% 수준에 그치는 반면, 서비스업 고용비중은 OECD 평균과 유사한 7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투자기관인 크래딧스위스는 “한국의 경우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노동 인력이 1% 이동시 노동생산성은 0.75%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취업을 돕는 고용서비스도 심각한 수준이다. 직원 1명이 맡는 구직자 수가 타 선진국보다 적게는 7배, 많게는 30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고용센터 등 정부가 운영하는 고용서비스 기관 내 종사자 1명이 담당하는 구직자 수는 약 600명으로 20~40여명에 불과한 영국, 독일 등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극심한 취업난을 해소하려면 인력을 확대해 공공 취업지원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내 한 고용센터 직원은 “청년뿐만 아니라 조기 퇴직한 40~50대의 재취업 문의가 빗발쳐 업무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라며 “개개인의 적성과 기호에 맞는 일자리 알선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국내 공공 고용서비스 분야의 고질적 문제로 관련 인력 부족을 꼽았다.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려면 고용서비스 제공 인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 수요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 박사는 “취업지원서비스를 통해 많은 사람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려면 서비스 공급자를 적정수준까지 확보해야 한다”며 “직원 1명이 600명 넘는 구직자를 담당하는 구조로는 제대로 된 취업 연계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길 박사는 이어 “이동성이 가장 높은 청년층은 거주지와 희망근무지가 동일한 경우가 75%에 이른다”며 “일률적인 인력 배치보다 각 지역내 구직 수요에 맞게 서비스 인력을 재배치하면 효율적으로 취업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