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영국의 힝클리 포인트 원전계약 재검토 결정에 재차 불만을 표시했다.
한 중국 관리는 "안전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느냐"며 "중국도 프랑스와 미국 원전기술 도입을 허가했지만, 이것이 안전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또 다른 관리는 "영국이 경제 문제를 이유로 재검토를 결정했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안보 우려를 제기한 것은 매우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5일 항저우(杭州)에서의 메이 총리와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메이 총리가 180억 파운드(약 25조8천억 원) 규모의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관해 결정을 내릴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중국-영국 정상회담 관련 공식 발표문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어 FT 중문판은 시 주석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중국이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영국 관리는 "시 주석이 '중국은 영국과의 양자 무역협정에 개방된 태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힝클리 포인트 원전계약 연기와 브렉시트 등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과 메이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의 '황금시대'를 한목소리로 외치며 양국 간 협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시 주석은 "올해는 중영 관계의 황금시대를 개막하는 원년"이라며 양국 간 '21세기를 향하는 글로벌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의 수준을 더욱 높여나가길 희망했다. 메이 총리도 "영국과 중국은 관계 발전의 황금시대에 와 있다"면서 중국과 경제·무역, 투자, 금융, 안전, 법 집행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원했다.
중국과 영국은 지난해 10월 시 주석의 영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밀월 시대'란 평가가 나올 만큼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으나 올해 들어 원전계약 재검토와 브렉시트 등의 영향으로 양국 협력에 다소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를 낳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