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경제가 건설투자 호조를 제외하면 경기 전반의 개선세는 미약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간한 '9월 경제동향'에서 "건설투자는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며 내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지만 소매판매가 둔화한 가운데 설비투자와 수출이 부진을 지속하는 등 경기 전반의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 소비, 투자 중 그나마 나은 것은 건설투자다.
7월 건설기성은 1년 전보다 21.4% 증가했다. 건축 부문이 23.3% 증가하고 토목 부문도 17.5% 늘어나는 등 건축과 토목 모두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투자 선행지수인 건설수주도 44.4%나 늘었다.
그러나 다른 부문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망도 어두운 편이다.
7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4.8%)보다 낮은 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한 달 전(5.4%)의 반 토막인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광공업생산은 1.6% 증가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을 제외하면 2.4%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7월 4.3% 늘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6월로 끝나며 전월(9.0%)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8월 국산 차 내수판매량이 1년 전보다 1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소매판매의 8월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설비투자는 12.3%나 줄었다.
설비투자와 관련이 깊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2.2%로 작년 평균값(74.3%)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비투자 부진은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8월 수출은 2.6% 늘어나며 20개월 만에 마이너스에서 탈출했지만 이 역시 오래갈지 장담할 수 없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은 5.3%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9로 전월(100.5)보다 올랐지만 이것도 긍정적으로 볼 순 없다.
KDI는 "건설기성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ICT 등 일부 업종이 개선한 게 주요 원인"이라며 "경기 전반의 회복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