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가계부채 급증' 한은 책임 역시 적지 않다

2016-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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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의 가장 큰 화두는 가계부채다.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급증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조만간 국가 경제를 위협할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위기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정부의 가계부채 억지조치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한은뿐 아니라 감독당국도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고 경고했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향후 금융시스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다만 이 발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언뜻 가계부채 문제에 있어 한은의 책임은 크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책임을 정부 쪽으로 떠넘긴 모양새가 돼 버렸다.

하지만 가계부채 급증에는 한은도 크게 한 몫했다.

한은은 2014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1.25%까지 낮췄다. 이 사이 가계부채는 200조원 넘게 늘었다. 특히 총재가 이번에 가계부채 문제를 거론하기 불과 3개월 전에도 한은은 금리를 내렸다.

또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뿐만 아니라 한은까지 참여해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마치 자신들은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다다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더욱이 이 총재 자신이 금리를 낮추면서 줄곧 가계부채에 대해 관리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가계부채는 어느 한 부처만의 대응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한은 역시 가계부채 문제가 큰 책임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가 가계부채 급증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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