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신흥 아시아 주식형펀드 순자산액은 18일 기준 4000억원 이상으로, 올해 들어서만 16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다른 주요 펀드가 환매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신흥 아시아 펀드는 최근 1개월 동안에만 800억원이 늘어나며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선진국 대비 낮은 주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신흥국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런 자금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바꾸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통화정책이 유동성을 완화하고 자산가격을 올려 간접 투자를 압박한다면, 재정정책은 에너지·산업재 수요를 이끈다.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신흥 아시아 주식형펀드는 주로 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에 투자한다. HSBC와 JP모건, 골드만삭스 같은 세계적인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투자 유망처로 꼽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생산가능인구가 풍부하고, 수년간 5%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 비중이 크고, 교육열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베트남 정부는 2015년 외국인 투자 한도를 100%로 늘린 것을 비롯해 글로벌 자금 유치에 발벗고 나선 바 있다.
이소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 선진화에 대한 베트남 정부 의지는 저성장 시대에 6%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인 성장성을 재평가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베트남 증시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신흥 아시아 주식형펀드 상위 10개 가운데 6개가 베트남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다.
국내 운용사별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주식)'에 1개월간 269억원이 몰리며 가장 가파른 자금 유입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 '삼성아세안증권자투자신탁2[주식]'이 102억원, 유리자산운용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주식]'은 69억원을 모았다.
유동완 연구원은 "글로벌 IB 의견이나 수급을 감안하면, 신흥 아시아 지역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며 "다만 시장 변동성이 크고, 최근 1개월간 증시 상승탄력도 다소 둔화된 만큼, 투자 비중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는 분산투자 일환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