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신현우 전 대표가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6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신 전 대표의 변호인은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 사이) 인과관계가 과학적 증거에 의해 입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인은 "신 전 대표가 전체적인 공소사실에 대해 어느 정도로 주관적인 인식이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각종 실험이나 의학적 의견들에 대한 증거를 전문가들이 법정에서 실제 설명해주는 형태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대표가 혐의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앞서 5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지만 신 전 대표 측은 "수사기록의 양이 방대해 아직 복사하지 못했다"며 의견 표명을 미뤄왔다.
함께 기소된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씨는 "흡입독성실험을 실시하지 않아 주의의무를 위반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가습기당번의 원료물질의 위험성이나 인명피해 전부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고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신 전 대표는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개발.판매해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다.
그는 또 옥시 제품 용기에 '아기에게도 안전하다'는 문구로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 데 주도적으로 관여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