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지역으로 확정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경북 성주군을 방문해 당이 정부와 주민의 대화 창구를 맡겠다고 밝혔다.
또 사드배치 문제와 관련해 청문회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성주 주민의 성난 민심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이 문제는 언제까지 함성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라면서 "시간이 걸릴지언정 대화를 포기하거나 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득에 나섰다.
또 사드 배치지역 결정 과정에 대한 의문과 외교적 위기 등에 대한 국회 청문회 개최 계획을 묻자 정 원내대표는 "사드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청문회 이상이라도 조치가 필요하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야당이 긴급한 본회의 대정부 질문을 요구했을 때도 저는 즉각 수용했다"면서 "앞으로 국방위원회는 물론 사드 문제는 끊임없이 제1쟁점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성산포대 현장을 살펴보고 군청으로 오는 과정에 지금 주민들의 심경이 어떤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며 "빼곡히 걸린 각종 현수막과 지금 군청 정문 앞 군중들의 분노가 그것을 잘 말해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아무리 국가 안보가 중요하다고 해서 우리 군민의 건강과 성주지역 환경에 명백한 피해를 주거나 경제적 부담을 준다면 일방적으로 이를 강요할 수 없다"며 정부 관계기관과 주민 간의 소통이 필요한 때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방문은 원내지도부가 지난 21일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상경 집회에 나선 성주군 주민들과 면담한 이후 결정된 것으로, 김광림 정책위의장·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이철우(경북 김천) 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들은 성주군청을 방문하기에 앞서 성산포대를 찾아가 국방부의 사드배치 관련 계획을 보고받으며 안전성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정부 관계자들이 군청에 도착하자마자 군민들은 ‘사드 철회’를 외쳤다.
원내지도부 등을 태운 버스는 군청 옆문에 섰지만 정 원내대표 등은 50여m를 걸어서 정문으로 이동한 뒤 군청사 안으로 들어왔다.
군민 100여 명은 미리 준비한 '새누리당 장례 퍼포먼스'를 펼쳤다.
상복을 입은 일부 군민은 상여를 짊어진 채 곡소리를 냈고 '근조 새누리' 등 현수막을 펼쳤다.
원내지도부는 경찰관 50여 명의 보호 아래 야유를 보내는 군민 틈을 빠져나와 청사 5층에 마련한 대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군민은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원내지도부와 충돌하진 않았다.
경찰은 이날 경력 2000여 명을 투입해 충돌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