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지금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안보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해당사자 간의 충돌과 반목으로 경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해 "어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자위적 방어 조치로 주한미군의 사드체계를 성주의 공군기지에 배치하기로 발표했다"면서 "이번 결정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판단 하에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비롯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지난 4개월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가 가능하며 지역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면서 주변 환경에 영향이 없는 최적의 사드 배치 후보지를 선정하기 위해 집중적인 검토 작업을 해 왔다"면서 "그 과정에서 전국 여러 지역의 10여개의 후보지를 선정하였고, 각각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수차례의 시뮬레이션과 현장 실사 등의 정밀 검토 및 비교 평가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레이더 유해성과 관련 "현재 우리 공군이 대공미사일 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성주 기지는 다른 후보지에 비해 부지가 넓고 평탄해서 사드 장비를 안전기준에 맞게 배치할 수가 있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중부이남지역 대부분을 방어할 수 있다"면서 "레이더 설치 지점도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부터 충분히 떨어져 있는데다가 높은 고지에 있어서 레이더 전자파의 영향도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 배치되는 사드 레이더는 마을보다 한 400m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더군다나 그곳에서도 5도 각도 위로 발사가 되기 때문에 지상 약 700m 위로 전자파가 지나가게 된다"면서 "따라서 그 아래 지역은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는 오히려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지역이다. 인체나 농작물에 전혀 피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수도권 방어과 관련한 사드 실효성 논란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은 수도권을 포함해서 대한민국 전역에 대해 미사일 방어능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증강하는 방안도 검토를 했다"면서 "현재 수도권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주로 스커드 계열로 대체로 수도권 북방 100km에서 200km 지역에 배치가 돼 있다. 이 지역에서 수도권을 공격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비행고도가 낮고 비행시간이 짧기 때문에 사드보다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가장 적합한 대응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 방어 개념도에서 보듯이 현재는 패트리어트 전력만으로 주요 공항, 항만과 같은 핵심시설 위주로 방어하고 있어서 남한 지역 및 국민의 안전 확보가 안 되는 지역이 많다. 보시다시피 방어가 안 되는 빈 공간이 많이 있다"면서 "그러나 사드가 성주 기지에 배치가 되면 이 아래 방어 개념도에서 보듯이 중부 이남 대부분의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 큰 원이 생긴다"고 강조한 뒤 "수도권을 방어하는데 적합한 패트리어트 전력을 일부 수도권으로 재배치 할 수도 있어서 현재 수도권 방어 능력이 크게 강화가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중부 이남 지역은 현재의 패트리어트 전력에 사드가 또 추가가 돼서 훨씬 더 강력한 다층 방어막을 갖추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수도권과 중부 이남 지역을 포함한 대한민국 전역의 미사일 방어 체계가 획기적으로 강화가 될 것"이라며 "군은 이러한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해서 우리 국민들 모두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성주 지역주민 설득 방안과 관련, "정부는 성주 기지에 사드를 배치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도 찾기를 바란다"며 "지역의원들과도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사드 배치의 안전성과 앞으로 지역이 원하는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을 만들 수 있도록 해서 국가 안위를 위해 지역을 할애해 준 주민들에게 보답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과정이 워낙 위중한 국가 안위와 국민 안전이 달린 문제라서 공개적으로 논의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정부에서는 여러 지역을 놓고 고심을 계속해 왔고 마지막으로 배치 지역을 결정한 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다양한 선정 지역을 가지고 논의를 광범위 하게 하지 못한 것은 위중한 사안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드 배치 지역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또한 여야 지도부를 포함해서 의원들의 관심과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면서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위한 협력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엄중한 시기에 관계 부처 장관들은 총리를 중심으로 맡은바 임무를 철저하게 수행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