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국내 조사료 생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농협이 나선 것이다. 조사료는 지방, 단백질 등의 함량이 적고 섬유질이 18% 이상 되는 청초, 건초와 같은 풀사료다.
농협 축산경제는 올해를 국내산 조사료 사업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자급 조사료 두배로 증산운동'과 '유휴지 푸른들 가꾸기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또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조사료 유통의 센트럴마켓 기능, 계통 조사료 브랜드화를 통해 품질 경쟁력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우선 농협은 '자급 조사료 두배로 증산운동'을 추진한다. 지역축협과 전국 1700여개의 생산경영체와 '조사료생산공동체'를 육성하기로 했다. 동시에 겨울철 유휴지(논)와 간척지를 활용해 조사료를 증산하는 '유휴지 푸른들 가꾸기 운동'을 전개한다.
지역축협·조사료경영체로 이뤄진 '조사료생산공동체'는 조사료 증산의 핵심 주체다. 1개 축협당 3~5개 경영체와 결합된 생산공동체를 조성해 내년까지 전국적으로 55개의 조사료생산공동체를 육성, 재배면적을 4만5000ha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지자체·농어촌공사와 협력해 농지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조사료 재배면적 정보를 확보하고, 경종농가와 축산농가간 계약재배를 통해 조사료 생산·이용 확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또 농협은 조사료 유통의 센트럴마켓(Central Market)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역간의 고질적인 수급불안을 해소하고, 생산자-소비자간 온라인 직거래체계를 구축해 가격안정에도 기여한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 집계가능한 조사료 유통량은 총 생산량의 2.3%에 불과해 조사료 시장의 수급, 가격 등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농협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유통정보 센터기능을 수행할 '온라인 조사료 장터'를 개설해 실시간 유통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장거리 유통 지원사업도 확대한다. 장거리 유통비 지원기준을 시군 100km이상에서 50km이상으로 늘리고, 완전배합사료(TMR) 공장에서 구매해도 유통촉진비가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농협 조사료의 브랜드 가치와 품질 향상을 위한 역량을 강화에도 나선다. 농협의 계통조사료 브랜드 유통을 통해 대내외 신인도를 강화하고, 브랜드화-품질등급제-실명제 3단계의 품질검증을 통해 고객의 신뢰와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농협은 계통 조사료의 품질차별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조사료의 브랜드화를 추진해왔다. 현재 6개 생산조합이 참여하고 있지만 올해는 생산조합을 10개로 늘리기로 했다.
농협은 수분함량, 상대사료가치, 조단백, 조회분 등 품질검사항목과 더불어 예취높이, 세절길이, 건조일수, 포장횟수 등을 추가한 조사료 품질표준을 설정키로 했다. 등급제, 생산실명제, 브랜드 표기 등으로 신뢰성도 확보해 국내산 조사료 이용을 제고하기로 했다.
사료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국내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생산비의 40~60%를 차지하는 사료비 절감이 필수적이다. 농협 축산경제는 지난 3월 계열사인 농협사료를 통해 사료비 3.5%를 인하한 바 있다.
이는 농협사료 이용농가 전체적으로 약 300억원의 생산비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농협사료의 인하로 인해 다른 사료업체가 가격을 인하할 경우 1700억원에 가까운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지난해에도 두번에 걸쳐 사료가격을 7.2% 낮췄다.
김태환 농협축산경제 대표는 "국내산 조사료 자급률이 9%p 오르면 수입대체효과는 약 1900억원, 경종농가는 조사료 재배로 740억원의 조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조사료 재배를 통해 환경정화, 수변관리, 축분해결, 경관개선 등 긍정적인 외부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농업기반 유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표는 이어 "2020년까지 농협의 자급 조사료 생산 점유 비중을 25%로 늘릴 방침"이라며 "국내산 조사료의 농가 이용 제고를 위해 브랜드화 및 등급제 실시함으로써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