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플랜트안전연구실 박창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전통적인 기계기술과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융합한 '화력발전 플랜트 현장 정비 지원 기술정보화 시스템 플랫폼' 구축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플랫폼은 발전플랜트에서 정비점검을 수행할 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비를 수행해 고장은 줄이고 가동율은 향상시키는 시스템으로 지난해부터 전남 한국남동발전 여수화력발전본부에서 현장 적용을 위한 실증에 착수했다. 이를 적용하면 연간 발전소 1기 당 정비비용 약 700억 원의 5%에 달하는 35억 여 원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국내 발전소 정비시장의 규모가 지난 2005년 기준 5688억원에서 2010년 7000억원까지 점차 성장하는 상황에서 보다 효율적인 플랜트 정비 플랫폼이 요구되면서 연구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화력발전 플랜트 점검은 복잡한 발전 플랜트 설비의 고장이나 정비 내역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고 보안 상 이유로 통신이 어려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기술정보시스템은 현장 설비의 고장 및 정비이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한 PPMDB(Power Plant Maintenance Database) 시스템이다. 플랜트 설비 및 기기의 3차원 형상정보, 관련 도면 등 다양한 기술문서를 DB화한 3DTIS(3-Dimension Technical Information System)이 핵심이다.
스마트정비지원장치(SMIS·Smart Maintenance Information System)는 정비 현장에서 진동, 온도, 압력 등 8종류 물리량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로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술정보시스템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장비는 장볼 때 쓰는 카트처럼 끌고 다녀야 해 이동에 제약이 많았지만 SMIS는 크기를 1/4 수준으로 줄여 가방처럼 들고 다닐 수 있게 됐다. 또 발전 플랜트에서 고장이 자주 발생하는 보일러 튜브의 두께를 효율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SMAT(Smart Multi Ability Terminal), 고온 및 협소한 구간의 육안점검을 위한 내열내시경(HIID·Heating-prove Industrial Inspection Device) 등으로 구성됐다.
플랫폼의 마지막 구성요소인 현장 정비지원망은 현장에서 계측한 데이터를 원격지와 주고받으며 협업을 진행할 수 있는 통신망이다. 발전 플랜트는 일반 공장보다 보안이 엄격하기 때문에 유·무선 네트워크를 신설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연구팀은 기존의 유선 네트워크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허브망을 붙여 정비지원망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활용하면 발전소 내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하거나 정비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내릴 수 있다.
연구팀은 화력발전 플랜트 상태기반 정비지원 정보화시스템이 향후 발전 플랜트 정비 현장에 적용되면 DB를 통한 정비로 정비 정확도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창대 책임연구원은 “발전 플랜트 정비 현장에 해당 플랫폼을 적용하면 향후 정비시간도 최대 20% 까지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며 “장기적으로는 화력발전소 뿐 아니라 정유, 화학, 오일, 가스 플랜트 및 원자력 플랜트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여수화력발전본부에 설치돼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 5개 발전사와 논의를 통해 적용 대상을 확대해 갈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국내 타 발전 플랜트에 확대하고 향후 해외 발전 플랜트에 정비 기술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2011년 12월에 산업통상자원부 전력기반센터의 지원으로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으며 한국기계연구원을 비롯해 한국남동발전㈜, ㈜포미트, ㈜보강하이텍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