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도입 한 달… 출혈 경쟁 여전

2016-04-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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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사 제공]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 출시 한 달을 맞는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를 제외하고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최대 250만원까지 이자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출시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출시된 이후 이달 8일까지 4주간 ISA 누적 가입자수는 139만4287명, 가입액은 876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동안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출시 초기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가입자 수 증가세가 추춤해 아직 성공 여부를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4주차인 이달 4~8일 신규 가입자는 16만5564명으로, 3주차인 전주(3월 28일~4월1일) 30만2620명보다 45%나 줄었다.

가입자 수 확보에서는 은행이 기선을 제압했다. 가입자의 90.8%인 126만6668명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했다. 증권사는 12만6914명로 비중이 9% 수준에 그쳤다. 보험사는 705명(0.1%)에 불과했다.

계좌당 가입액은 증권사가 은행을 크게 웃돌며 내실을 챙겼다.

누적 가입액 8763억원 가운데 은행은 5327억원(60.8%), 증권사는 3427억원(39.1%)를 각각 차지했다. 하지만 1인당 평균 가입액은 증권사가 270만원으로 은행(42만원)의 6배를 넘었다.

은행은 기존 고객을 상대로 우선 계좌를 만든 뒤 천천히 투자금을 늘리게 하는 판촉 전략을 사용한 반면 증권사는 실제로 투자 의향이 있는 고객을 주로 유치했기 때문이다.

ISA 유형별로는 고객이 직접 계좌에 담을 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 가입액이 8610억원으로, 금융사가 제시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선택해 운용권을 맡기는 일임형(154억원)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출시 직후부터 제기됐던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는 아직도 여전하다. 고객들은 은행과 증권사 창구 직원들이 ISA 상품 정보를 충실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혈 경쟁도 여전한다. 은행권에선 해외여행 상품 등 고가의 경품을 걸고, 증권사에선 연리 7% 수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특판 상품을 내걸어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더욱이 은행권이 지난 11일부터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일임형 상품까지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판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5월부터 금융사들의 ISA 수익률과 수수료 체계를 비교 공시하게 할 예정인만큼 금융사들의 ISA 고객 유치 경쟁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은행에 비해 열세인 부족한 지점망을 보완하기 위해, 은행들은 전문 투자상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산관리 시스템인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내실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인 투자 안목으로 내실 있는 상품 설계와 고객의 재산 늘리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ISA를 활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안정적으로 자산을 증식시키는 데 있는 만큼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시의적절한 자산배분 전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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